▲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자마자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기존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하루 만에는 근로소득과 부동산 양도소득 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강화라는 '투트랙' 정책 기조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통령실과 정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에서 약 7시간 30분 동안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오후 3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이어진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 신속한 공급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또 한 총리와 관계부처에는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반영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과 주택 공급 대책을 다시 점검하기 위한 후속 회의를 2~3일 안에 개최할 것도 주문했다.
세제 개편 직접 설명…“노동보다 자산소득이 유리"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취지를 직접 설명하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가 돼도 세금은 몇억원밖에 안 된다"며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비교하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히 집값이 올라 이익을 얻은 경우라면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맞지만 투자 목적으로 수십억원을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은 주거 보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와 투기를 보호하는 구조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세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뒷받침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손질했다.
“중과 유예 연장 아니다…시장 퇴로 마련"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둘러싼 '정책 후퇴' 지적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다주택자에게 중과 유예를 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과세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낮춘 뒤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일 뿐 정책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는 “정책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 아니냐"며 정책 설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결정하면 단호하게 추진해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강화 병행
정책 방향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공급대책을 재정비하고 인허가와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고가 주택과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과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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