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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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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은 넘치는데 켤 전기가 없다”…AI 3대 강국 발목 잡는 ‘전력 인프라’[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02 18:07

정부, GPU 26만장 확보 추진·AI 3강 청사진 제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전력망·발전설비는 속도 못 맞춰
업계 “AI 경쟁은 결국 전력과 데이터센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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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챗GPT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AI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2030년 산업 AI 활용률 60%, 제조업 세계 1위, 피지컬 AI 세계 1위 등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은 대규모 GPU 확보와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AI 업계와 전력업계에서는 정작 AI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GPU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시대를 넘어 AI를 실제 산업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GPU는 확보 중…문제는 전력

정부가 추진 중인 AI 인프라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척되는 분야는 GPU 확보다.


정부와 엔비디아는 총 26만장 규모의 GPU 공급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 가운데 약 1만3000장의 초도 물량이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중 1만장 규모를 대학과 연구기관, AI 스타트업 등에 우선 공급해 활용을 시작했다.


향후 전체 물량이 계획대로 도입될 경우 국내 GPU 보유 규모는 약 30만장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GPU 확보 속도만 놓고 보면 AI 3대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GPU는 확보해도 이를 설치하고 운영할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면 활용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AI 산업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GPU는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지만 전력망과 발전설비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AI 경쟁의 병목이 칩에서 전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폭증…공급 계획 재검토 필요

AI 시대 데이터센터는 사실상 새로운 산업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최신 AI 데이터센터는 수백MW에서 많게는 GW급 전력을 24시간 소비한다. 업계에서는 “중형 발전소 하나를 전용으로 운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한국전력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 용량은 2023년 906MW에서 2027년 7343MW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연구기관은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수요가 약 5만MW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2022년 국내 최대전력 수요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물론 신청 물량에는 실제 착공되지 않을 사업과 중복 신청도 포함돼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속도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공급 계획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 기준 데이터센터 추가 수요를 4.4GW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현재 계획이 충분한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신청 물량이 모두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정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 충돌 조율 중요성 커져

최근 발표된 울산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국내 AI 산업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전력 공급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도 LNG 발전 직접구매계약(PPA) 특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LNG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종 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 TF를 출범시켰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전력 공급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산업 발전과 기업 유치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도 이런 고민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산업 확대와 탄소중립, 전력 공급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세계 주요국은 이미 전력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글과 아마존은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이 향후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AI 3대 강국의 성패는 GPU 숫자가 아니라 이를 실제로 가동할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얼마나 빠르게 구축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금은 칩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전기를 확보하는 단계로 경쟁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유연성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발전비용이 낮은 재생에너지 중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역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충분한 보급이 어려운 만큼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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