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구포시장 인근에서 채소 장사를 하는 김 할머니와 개소식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조탁만 기자.
부산=에너기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10일 오후 부산 북구. 인근 600m 남짓 떨어진 두 개의 선거사무소는 분위기부터 완전히 달랐다.
한쪽은 주민과 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중심이 된 '동네 축제' 같았고, 다른 한쪽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총출동한 '보수 총력전' 분위기였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같은 날, 같은 시각 개소식을 열면서 북구 전체가 들썩였다.
먼저 사람들이 몰린 곳은 덕천교차로 인근 한동훈 후보 선거사무소였다. 개소식 두 시간 전부터 건물 앞 인도는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일부 주민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고, 지지자들은 “한동훈"을 연호했다.
개소식 분위기는 기존 여는 개소식과는 조금 달랐다. 현역 의원이나 당 지도부 대신 시장 상인과 주민 이야기가 앞에 섰다. 한 후보도 “힘센 사람들 모아놓고 언론에 자랑하는 방식으로 할 수도 있었지만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이날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은 '찰밥 할머니' 김보갑 할머니였다. 구포시장 인근에서 채소 장사를 하는 김 할머니는 최근 한 후보에게 토마토와 찰밥 도시락을 건네며 화제가 된 인물이다. 실제로 한 후보가 길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사진은 온라인에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한 후보가 김 할머니를 부르자 행사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한 후보는 “제가 며칠 안 갔는데 안 오면 어쩌려고 매일 도시락을 싸오셨느냐"고 물었다. 김 할머니는 “못 준 도시락은 억지로라도 다른 사람들 나눠줬다"고 답하자, 행사장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김 할머니가 “여기 말고 청와대로 가라"고 말하자, 한 후보는 웃으며 “청와대로 가게 되면 어머님을 제일 먼저 모시고 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 밥 한 끼를 평생 잊지 않겠다"며 “어머님 같은 분들을 위해 북구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서병수 전 의원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서 전 의원은 “한동훈 후보가 결국 국민의힘과 함께 갈 후보"라며 “박민식 후보보다 더 정통 보수 후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각 600여m 떨어진 대향빌딩 1층 박민식 후보 사무실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붉은 점퍼를 입은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건물 안팎을 가득 메웠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건물 밖에서 “박민식!"을 외쳤다. 또 “윤석열 석방하라"고 외치는 강성 지지지들도 섞여있었다.
이날 박 후보 개소식에는 장동혁 당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영세·김기현·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행사장은 '작은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욕먹은 건 우리끼리 갈등하고 분열했기 때문이다"며 “이제는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 아니라 박민식처럼 보수를 지켜온 사람이 보수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기현 의원은 “AI 선생이라고 해서 보니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 인플루엔자"라고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비꼬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하얀 옷 입고 다니는 사람 이야기는 안 하겠다"며 웃은 뒤 “푸른 옷 입고 다니는 사람도 정치할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박민식 후보도 직접 맞불을 놨다. 그는 “떴다방처럼 갑자기 날아와 북구를 발전시키겠다고 하면 주민들이 믿겠느냐"며 “이번 선거는 진짜 북구 주민과 북구 주민 호소인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같은 북구였지만 두 후보의 개소식은 방향이 완전히 달랐다. 한동훈 후보는 주민과 상인을 앞세워 '생활 정치'를 강조했고, 박민식 후보는 당 조직과 보수 결집을 내세웠다.
이들 개소식에 모인 북구 대다수 주민들은 “벌써부터 이번 선거는 단순 보궐선거가 아니라 보수 진영 주도권 싸움"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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