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전쟁과 관련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독일을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미군 감축을 압박하는가 하면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독일 주둔 미군 일부의 철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파넬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유럽 내 병력 배치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결과에 따른 것으로, 작전 환경과 현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철수는 향후 6~12개월에 걸쳐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감축 병력의 유럽 내 재배치 여부와 순환 배치 병력 또는 상시 주둔 병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계획은 같은 날 미 CBS방송이 익명의 고위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앞서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검토 방침을 밝힌 지 사흘 만이다. 특히 지난달 29일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 대응을 두고 “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맞받아치며 양측 갈등이 노출됐다.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은 이란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인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조치로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 요청을 거부한 점 등을 언급하며 “기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동안에도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부족을 비판해왔으며, 올해 초에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싸고 유럽과 갈등을 빚었다.
또 독일과 함께 비협조적이었다고 지목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미군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스페인은 정말 끔찍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독일에는 약 3만5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내 전체 미군 병력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주독 미군 감축을 추진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수출 앞둔 독일산 자동차(사진=EPA/여합)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부터 EU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이미 전면 합의된 무역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다음 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EU산 자동차 및 트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관세율은 25%로 상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미국은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EU에 대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15%로 일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원상복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유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토로해온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안보 분야에서 사실상 보복 조치에 나서나 이란 파병을 요청받았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도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이란 전쟁에서 동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낼 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안보상 기여를 여러차례 거론해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되,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상태다. 사실상 불응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본과 다르게 해외 파병에 헌법상 제약이 없는 데다, 대미 무역합의 이행 측면에서 투자처를 발표한 일본보다 뒤쳐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非) 유럽 동맹국들을 겨냥할 때 한국이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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