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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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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전으로 기우는 판?”...예별손해보험 6번째 매각도 무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17 11:43

한투 본입찰 단독 참여
하나금융·JC플라워 손 떼

1.3조 자본확충 부담, 인수매력↓
재매각 시간 제한

불발 시 연내 계약이전 현실화
손보사들 ‘배분 변수’ 촉각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


예별손해보험(MG손해보험 시절 포함) 매각이 늦어지고 있다. 본입찰 마감이 연기된 데 이어 16일 진행된 일정도 유찰로 마무리됐다. 예별손보를 설립한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재매각과 계약이전 '투트랙' 전략을 지속하는 중이지만, 시장에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별손보 예비인수자로 선정됐던 3개사 중 이번 본입찰에서 인수 의사를 표시한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 한 곳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와 JC플라워가 손을 떼면서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


예보는 한투금융을 포함한 잠재 매수자의 인수 의향을 확인한 뒤 매각 가능성이 있다면 국가계약법에 따라 재공고 입찰을 실시한다. 이 경우에도 단독 입찰 상태가 지속되면 수의계약 전환을 검토한다. 반대로 매각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매각 절차가 중단되고, 손해보험업계 상위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으로 계약이 이전된다.




예보는 계약이전 일정이 지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재매각 불발시 올해 말까지 계약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계약 이전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면 재매각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 성사 가능성 의문…'눈높이' 문제일까

지난해말 기준 예별손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23.01%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30%) 달성을 위해서는 1조3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필요하다. 예보의 '당근'(약 7000억원)을 제외해도 6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지출이 필요한 셈이다. 다른 두 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까닭이다.


예별손보 인수에는 숨겨진 비용도 있다. 대면 영업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중요한 환경에서 설계사가 부족한 보험사가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재충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투금융은 종합금융사 도약 및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모색해 왔고, 보험계약 가입자를 중심으로 증권업 고객 기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한국투자증권의 배당 등을 합하면 '실탄'은 충분하고, 양측이 생각하는 자금 지원 규모가 좁혀질 수 없는 수준도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문제는 인수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다. 우선 종합투자계좌(IMA)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장기 채권을 비롯한 상품으로 운용하는 한투금융의 특성상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 창출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생보사는 20~30년짜리 장기 상품을 많이 운용하는 반면,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등 단기상품의 비중이 높다.


운용자산(AUM)을 늘린다는 측면에서도 예별손보가 최우선 옵션은 아니다. KDB산업은행이 매각에 나선 KDB생명은 총자산이 17조원이 넘지만, 예별손보는 3조원대 후반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총자산은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별손보 보다 적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248억원)이 크지 않고 킥스 비율은 253.35%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한투금융이 예별손보로 보험사의 '단가'를 알아본 뒤 생보사 인수로 발걸음을 옮기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 예별손보 계약 꺼려 “나만 아니면 돼"

손보 5사는 예별손보의 재매각 성사를 기도하고 있다. 계약이전시 자사 보다 다른 곳으로 수익성 낮은 계약이 최대한 '배정'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원인이다.


삼성화재는 여력이 충분하다. 지난해말 기준 156.0%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50%)을 100%포인트(p) 이상 상회한다. 메리츠화재(91.7%)·DB손보(85.7%)·KB손보(82.5%)도 일정 수준의 충격은 흡수할 수 있다.


현대해상(57.5%)은 물러설 곳이 없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도입돼도 몇 년간 경과조치가 가능한 만큼 당장 영업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업황 부진으로 이잉잉여금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래주머니'가 더해지는 것에 난색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예별손보 계약을 분배하는 방식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기준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 △자산 규모 △당기순이익 등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공개매각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예별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은 조건 변경 없이 보호되고, 보험계약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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