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제유가가 1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자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유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64% 오른 배럴당 59.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6일(58.88달러)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지난 3거래일 동안 6% 넘게 급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3.87달러를 기록, 작년 11월 19일(63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군이 이란 정국에 개입할 경우 중동 미군 기지를 선제 타격할 수 있다면서도 사실상 대화로 풀자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와 대화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언제든 군사적 개입을 선택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리들은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이유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승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4위 산유국으로, 정치·군사적 불안이 고조될 경우 하루 330만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글로벌 공급 과잉 가능성에 주목하며 유가 약세를 전망해왔다. 그러나 이란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의 초점이 베네수엘라에서 이란으로 옮겨가고, 이란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자 유가는 빠르게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유가 급등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옵션 시장에서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브렌트유 콜옵션 계약(가격 상승 베팅)은 55만6000계약을 넘어서 단일 거래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에도 콜옵션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는데 이날에는 상승 베팅 수요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콜옵션 내재 변동성과 상승 베팅 프리미엄 역시 지난주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이란을 공습했을 당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란 사태로 원유시장이 여러 방식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석유 산업 근로자들이 시위에 동참해 파업에 나서는 경우"라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의 개입 비용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역내 에너지 공급망을 겨냥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ING의 원자재 전략가들은 13일 보고서를 내고 “이란 시위가 격화되면서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런 우려가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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