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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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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위원회 위원장, ‘첫 호남권大 인사’ 가능성…동신대 이순형 교수 거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15 10:27

전력계통, 재생에너지 접속문제 실증적 연구 이끌어
6월 광주타운홀미팅서 직접 李대통령에게 전략 제안
‘경제학·법학·전기공학’ 전공 순환 차원에서도 순서 맞아
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 차세대 전력망 실증 등 전기위 역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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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6월 광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기위원회 차기 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호남권 대학 출신 인사가 처음으로 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 복수의 전력·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물망에 오른 인사 가운데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전기위원회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설치된 합의제 행정기구로, 발전·송전·배전 등 전기사업 전반에 대한 인허가와 변경 승인, 전력시장 제도 운영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발전설비 인허가 권한을 갖고 있어 대규모 발전소 건설 여부와 전원 믹스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구로 꼽힌다.




전기위원회는 총 9명 중 지난달 말로 전임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5인의 임기가 만료되어 새로운 위원장과 위원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지난 6월 광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에게 전남 지역 에너지 전략을 직접 제안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전남에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해 글로벌 수출기업이 찾아오게 하고, 생산한 전기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지산지소'를 활용해 인구 5만 명 규모의 재생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 수 있다"며 에너지기본소득을 통한 이익공유제 실현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이 같은 정책 제안과 현장 소통 경험이 인선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교수는 전력계통 운영과 재생에너지 접속 문제를 중심으로 실증적 연구를 이끌어온 에너지 분야 학자로 평가된다. 동시에 30년간 전기설계 분야에서 활동해 온 기업 경영 경험(CEO)도 갖췄으며, 2020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광주시 그린에너지 기술분과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전남도 정책자문위원회 전략산업분과 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위원회 위원장 인선에는 '전공 분야 순환'이라는 관례가 있다는 점도 이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제학·법학·전기공학 순으로 위원장이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돼 왔고, 전전임 강승진 위원장(경제학), 전임 이종영 위원장(법학)에 이어 이번에는 전기공학계 인사가 올 차례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남 지역 대학가의 정치·정책적 행보도 배경으로 언급된다. 전남지역 대학 교수들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선 전력이 있는 가운데, 동신대 이주희 총장은 지난 8월 대통령실이 '전남을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밝힌 데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협력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전남의 차세대 전력망 실증지역 지정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체계 전환 의지의 표명이며, 전력망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동신대는 이미 한전의 스마트 에너지 캠퍼스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전남 지역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을 선도해 왔다. 캠퍼스에는 태양광·ESS·EMS·V2G·소형풍력·전기차 충전시스템·연료전지 등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전기공학과와 에너지융합연구소를 중심으로 AI 전력제어, 분산형 전원 제어, 운영모델 및 제도설계 등 차세대 전력기술 연구를 이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이순형 교수 등 교수진의 꾸준한 연구와 정책 제안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기위원회 위원장 선임은 전기위원회 소속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된 이후 처음 이뤄지는 인선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정부 조직 개편 이후 첫 위원장인 만큼, 향후 전기위원회의 정책 방향과 위상 정립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형 전원 중심의 전력체계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전기위원회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인허가, 계통 접속, 분산형 전원 확대 등과 관련한 심의·의결에 보다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남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 차세대 전력망 실증 사업 등이 본격화될 경우 전기위원회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전력시장·계통·재생에너지 접속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안을 다루는 만큼, 후보군에 대한 검증과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정부의 공식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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