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서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캐나다도 수입철강에 관세 장벽을 강화하자 국내 철강사들은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보호무역 확산 추세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의 저율관세 철강 수입할당량(TRQ)을 2024년 대비 100%에서 75%로, 비체결 국가는 50%에서 2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풍력타워나 프리팹 빌딩 같이 철로 만든 파생제품에도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인 USMCA 체결국인 미국과 멕시코는 이번 조치 대상에서 빠졌다.
캐나다 정부의 조치는 자국 기업들이 자국산 철강재를 쓰도록 공급망을 바꿀 여지를 주기 위해 제조업용과 식음료 패키징, 농업 생산용에 한해 내년 1월 말까지 관세유예기간을 뒀다. 따라서, 이번 관세 강화의 실제 시행은 빠르면 유예기간 직후인 내년 2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캐나다 산업부와 경제·통상 현안 논의에서 관세 강화에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캐나다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비중이 작지만, 미국발 관세전쟁이 다른 나라로 확산하면서 너도 나도 철강시장 빗장을 걸어 잠그려는 움직임이 고착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재협상을 앞두고 철강 보호장벽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큰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국내 철강산업을 다른 나라처럼 보호하려면 원산지·품질 인증 도입과 반덤핑 제소 같은 적극적인 무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미 주요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왔다. 캐나다 국경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가 한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은 △내식강판 △냉연강판 △탄소용접강관 △구조용 강관 △콘크리트보강철근 △탄소합금강관 △열연강판 △유류수송 튜브 등 8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동국씨엠 등 한국 철강 빅3부터 중견, 중소 기업들까지 품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소명 자료를 제출해 반덤핑 관세 완화·유예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만, 쿼터 축소가 현실화되면 기존 반덤핑 관세에 추가 부담을 더 얹는 셈이다.
일단 국내 철강사들은 캐나다의 철강 관세 강화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한국이 캐나다로 수출한 철강제품 금액은 6억865만달러(약 9000억원)이다. 주로 자원 개발과 공급에 필요한 강관을 많이 수출한다. 한국산 철강 수출국 순위에서 캐나다는 12번째로, 상위국가인 미국·EU와 비교하면 약 5~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캐나다의 이번 조치가 내년 7월 USMCA 유효기간을 앞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USMCA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전미철강협회(AISI)는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북미국가 이외 지역에서 수입된 철강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점을 짚으며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 행정명령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에 준하는 특별 정책을 받아들일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북미 대륙만의 철강 공급망이 공고해지고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 대한 진입 장벽이 더 공고해진다. 반대로, 캐나다와 미국이 철강 관세를 두고 보복 조치를 주고받았던 전례에 비추어 북미 국가들끼리도 빗장을 걸어잠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와 미국은 서로에게서 가장 많이 철강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캐나다가 미국에서 수입한 철강제품은 327만톤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한 중국과 한국의 5배 수준이다. 미국도 캐나다에서 595만톤을 수입했다.
미국과 EU에 이어 캐나다까지 철강 고율관세 기조에 합류하면서 다음 고관세 국가에 어디일지에 기업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4월부터 철강산업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면 모든 철강 수입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도 기존 TRQ를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에 매기는 관세율을 높이기로 하고 각국과 쿼터를 재설정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캐나다가 철강 관세정책을 강화하면 한국 철강사들에 영향이 있겠지만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여파는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철강 품목의 고율 관세 부과가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정립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무역 보호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동시에 고관세율 부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쇳물을 붓는 단계부터 원산지 이력 관리를 강화하고 품질 검증 수준도 높여 우회 수출국이 될 여지를 차단하자는 것이다.
한국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탄소강과 중국·일본산 열간압연 후판 제품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열연후판 우회 수출을 위해 해외 철강사들이 둔갑시키는 도금·컬러강판 등에 대해서도 지난달 말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는 “미국의 철강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세계 철강시장의 저가(低價) 물량이 캐나다로 쏠릴 것을 우려해 빗장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며 “한국도 저가 수입재 공세에 선(先)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미국이 한국을 중국 철강제품의 우회수출국으로 간주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반덤핑 조치 등으로 중국 철강재를 적극 막는다는 메시지를 보내 북미 국가들과 협상할 지렛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풍향계] KB국민은행, 국내 최초로 중국 국가 결제망과 연계한다 外](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02.b40c40c98a6c4251a3ad07a1fd26e8b3_T1.png)
![[금융 풍향계] 토스, 무료 해외송금 국가 50개국으로 확대…“외국인 편의 강화” 外](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51202.dcc6a779733d48a4902eef197b64a516_T1.png)

![[포텐셜] 배터리, 생산보다 관리·안전이 중요…딥테크 에이티비랩, K-배터리 미래를 진단하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51201.073d9e268f0844ae940604e4c6c1a868_T1.png)


![[EE칼럼] 다자외교의 장에서 재부상한 원자력과 한국의 역할](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401.903d4dceea7f4101b87348a1dda435ac_T1.jpg)
![[EE칼럼] 깐부에서 꼰대가 되어 버린 에너지 효율화 정책](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31.e2acc3ddda6644fa9bc463e903923c00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12·3 계엄이 남긴 의미있는 역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급격히 확산하는 국제사회 반이민·반난민 정서](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25.ede85fe5012a473e85b00d975706e736_T1.jpg)
![[데스크칼럼] ‘AI 기본사회’로 가는 제3의 길](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30.6de1a8d38d1e452497c3706db08b7e2e_T1.jpg)
![[기자의 눈] 高환율 주범이 된 ‘서학개미’를 위한 변명](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0826.29f388fe36f848d39e66940b2d796998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