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신호등도 모두 고장나면서 마드리드 지역의 한 시내는 극심한 교통 체증에 빠졌다. AFP연합뉴스
지난 4월 말 스페인 전역에서 대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이후 스페인에서 가스발전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한 전력시스템 하에서는 경직성 전원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유연성 전원인 가스발전은 기동시간이 짧고 출력 조절이 가능해 전력망 운영에 유리한 특징이 있다.
11일 외교부 기후에너지협력센터에 따르면 스페인전력망공사(REE)는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천연가스를 이용한 복합화력 발전량이 지난해 동기(1만6623GWh)보다 50% 이상 증가한 2만5114GWh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가스발전량 증가는 지난 4월 28 스페인 전역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태 이후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된 관리 체계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서 20년만에 최악의 대정전 사건으로 기록된 이번 대정전은 당일 오후 12시 33분경, 스페인 전력망의 주파수가 기존 50Hz에서 갑자기 49Hz로 급락하면서 발전소들이 일제히 자동 차단돼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전력망 붕괴 당시 약 15GW 규모의 전력공급이 순식간에 중단됐는데, 이는 당시 스페인 전체 전력수요의 약 55%에 달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은 전력시스템이 정격 주파수 50Hz로 운전되며, 정상 상태에서의 허용 오차는 보통 ±0.1Hz(49.9~50.1Hz) 정도이다. ±0.2Hz만 벗어나도 경보 수준이고, 49.5Hz 이하로 내려가면 비상조치(자동 부하 차단 등)가 발동된다.
따라서 50Hz에서 49Hz로 떨어지는 것은 대규모 발전기 정지나 계통 분리, 급격한 부하 변화처럼 심각한 이상 상황으로, 실제로 광범위한 정전(블랙아웃)으로 이어졌다.
정전은 국경을 넘어 전력망이 연결된 포르투갈에도 영향을 미쳤고, 열차 운행 중단, 엘리베이터 정지, 휴대전화 통신 두절 등 광범위한 사회 혼란을 야기했다.
대정전 이후 가스발전량 증가로 복합화력 발전분야 1위 기업이자 7400MW의 발전 용량을 보유한 나투르지(Naturgy)사는 지난 1~9월 간 발전량이 70.4% 증가한 9984GWh를 기록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봤다. 또한 5695MW를 보유한 이베르드롤라(Iberdrola), 5445MW를 보유한 엔데사(Endesa)사의 발전량도 각각 27% 및 13% 증가한 3753GWh, 4968GWh를 기록했다.
다만, 복합화력발전소 가동이 증가에 따라 정전 이후 10월 말까지 복합화력에서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47% 증가한 254만톤으로 추산됐다.
스페인 5년간 태양광 2배 증가, 전력망은 수십년 전 그대로
▲스페인전력망공사(REE) 2024년 재생에너지 보고서. 자료=코트라
코트라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대정전 발생 49일 만인 지난 6월 17일에 정부가 구성한 조사위원회의 원인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정전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과전압 문제 때문으로 분석됐다. 과전압은 경직성 전원인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졌을 때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REE도 대정전 원인으로 태양광 발전비중 확대와 전력망의 취약성을 꼽았다. 스페인은 지난 5년간 태양광 발전설비가 2배 이상 확대됐으나, 송배전 인프라는 수십 년 전에 구축된 상태로 있어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투자 대비 전력망 투자 비율은 유럽 최저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재생에너지에 1달러를 투자할 때 전력망에는 30센트만 투자됐다. 유럽 평균은 70센트이다.
2024년 말 기준,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은 8만5144MW에 달하며 이를 통해 전체 전력 생산의 56.8%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했다.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총 14만8999GWh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에만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이 9.3% 증가, 즉 7279MW가 추가로 설치돼 재생에너지 설비는 전체 전력발전 설비의 66%를 차지하게 됐다.
스페인 정부는 대정전 사태로 드러난 전력 시스템의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긴급 조치 법령(Real Decreto-Ley 7/2025)을 발표하고 국무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 긴급 조치는 국가시장경쟁위원회(CNMC)의 전압 제어 의무 및 감독 강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의 중요성 부각, 전력 인프라의 유지·확장을 위한 각종 행정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령은 30일의 유예기간 내 하원의 승인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되면서 법적 효력이 유지되지 않았다. 스페인 정부는 내용을 보완한 뒤 추후 다시 상정할 계획이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관계자는 코트라 마드리드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전력망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변화하는 전력 수요와 공급에 실시간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수년간 송배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현재의 약 3배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가 효과적으로 전력 계통에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존 장비의 전면적인 교체와 업그레이드, 신규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감시황] 반도체 강세에 코스피 4100선 회복…기관·외국인 동반 매수](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1.0451402e2c94468aa70b6321c2086e35_T1.jpg)

![[인터뷰]“韓美 팩트시트, 모호게나마 이번 주 나올 것”](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1.7d71840dd6f843b3a0c9974e3c30ab88_T1.jpg)
![[포토 뉴스] 새 단장한 서소문 대한항공 KAL 빌딩 간판](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1.7017f3dc765d4be9801c2a9629c014fa_T1.png)
![[여전사 풍향계] 삼성카드, 시니어 고객 소비자보호 제도 강화 外](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1.9fc66130c1804ac1920347c89fe0935f_T1.jpg)





![[기고] IAEA, “후쿠시마 처리수, 국제 기준 충족”… 2년간 방류에도](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07.bad8589379c548c4b1437f9bb814cdc2_T1.jpg)
![[EE칼럼] 데이터센터와 배터리의 위험한 동거, ‘액화공기’가 해결책인 이유](http://www.ekn.kr/mnt/webdata/content/202511/40_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jpeg)
![[신연수 칼럼] 기후변화 대응, 더는 후퇴하지 말자](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1.d106b5fa7dae4b1b8bb0b2996cdd827a_T1.jpg)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 내수둔화 시대의 생존 해법은](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40325.a19a6b33fb5c449cadf8022f722d7923_T1.jpg)
![[데스크 칼럼] 모니터 속 AI만 버블이다](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09.63f000256af340e6bf01364139d9435a_T1.jpg)
![[기자의 눈] 부동산정책 성공, 국토균형발전에 달렸다](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0.d16f4df5a714462c8a3665d4968cd7a5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