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효순

anytoc@ekn.kr

박효순기자 기사모음




열흘간의 한가위 연휴…예비엄마와 태아를 “건강하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30 17:02

■ 강병수 교수의 임산부 명절 건강관리

과로 금물…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 주의

장시간 이동 시 수시로 스트레칭 바람직

응급상황 대비, 현지 병원정보 확인해야

오는 3일부터 짧게는 7일, 길게는 10일간의 추석(한가위)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해외여행이나 '나홀로 명절'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한가위는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친지와 만나서 서로의 정을 나누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시간임에는 그 의미에 거의 변함이 없다. 2025년 한국은 초고령·초저출산 사회의 가속화에 따라 구조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족과 가정의 위기가 심화하는 실정이다. 신생아의 출생은 가족·가정의 유지에 근간이 될 뿐 아니라 미래 국가사회의 기초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모성보호의 기본인 임산부의 건강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배가돼야 할 것이다. 긴 추석 연휴는 누구에게는 즐겁지만 누구에게는 자칫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모두에게 풍성하고, 특히 임산부들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는 추석 연휴를 기원해 본다. <편집자 주>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강병수 교수 진료사진 250930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강병수 교수가 임신 여성을 대상으로 외래진료를 보며, 건강한 임신의 주의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매년 10월 10일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임신을 통해 저출산(저출생)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다. 모자보건법에 따라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북돋기 위해 제정된 날로, 숫자 10은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임산부는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미만인 여성을 말한다. 그런데 이번 임산부의 날은 특히 긴 명절을 보내고 난 다음이다. 명절은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지만 임산부들에게는 건강의 위협 요인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임산부들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균형잡히고 건강한 영양 섭취, 무리하지 않는 일정, 충분한 휴식, 응급 상황 대비가 필수이다.


명절 상차림에는 전, 각종 튀김류, 양념이 센 요리, 한과나 약과 같은 당분 높은 간식이 빠지지 않는다. 임산부에게는 기름지고 단 음식들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음식들은 맛은 좋지만 칼로리와 당분, 포화지방이 높아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임신부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당 조절이 평소보다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무심코 먹다 보면 고혈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임신 중 고혈당은 단순히 엄마의 건강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태아과체중(거대아), 출생후저혈당, 호흡곤란증후군 증 신생아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임신 중 고혈당에 오래 노출된 태아는 분만 후 평생동안 비만과 당뇨 등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임산부임을 나타내는 엠블럼. 출처=인구보건복지협회

임신 중에는 과식이나 다이어트를 지양하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고 염분과 카페인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 중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발달과 뇌 발달에 중요하므로, 임신 1삼분기(임신 12주 이전)까지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건강한 명절 식단을 위해서는 전이나 튀김보다는 오븐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당분이 높은 간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일도 당분이 많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좋지 않다. 여러 가지 음식이 한 번에 나오더라도 소량씩 천천히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채소나 샐러드 등을 충분히 섭취해 포만감을 주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위험 임산부라면 특히 명절 연휴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임신으로 인해 산모와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일반 산모에 비해 높은 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는 추세다.


고위험 임신의 주요 위험 요소는 △다태임신(쌍둥이) △35세 이상 고령 임신 △19세 이하 임신 △과거 유산·조산·기형아 출산력 △유전 질환 가족력 △만성질환(당뇨·고혈압·신장병·갑상선질환·심장병 등) △저체중이나 비만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양수 과다 혹은 과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또한 조산, 태아성장지연,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양막파수 등 임신 중 발생하는 문제들 역시 고위험 요인에 속한다.


최근 보조생식술의 증가로 인해 다태아 임신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 배란유도제를 사용하면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가 배출될 수 있어 이란성 쌍둥이 발생 확률이 높아지며, 배아 이식(인공수정) 역시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하는 경우가 있어 다태아 임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임신 연령의 증가도 자연적인 다태아 임신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다태임신의 경우 단태임신에 비해 합병증도 더 많이 발생한다. 입덧, 임신성 당뇨, 고혈압, 빈혈, 산전 또는 산후 출혈, 제왕절개, 산후 우울증 등의 발생율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임신 중 정확한 산전진찰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식단과 적당한 정도의 체중 증가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강병수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강병수 교수

명절에는 고향방문, 장시간의 차량 이동, 가사노동, 가족 응대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 시기의 임신부는 평소보다 더 섬세한 건강관리가 필수다. 장시간 운전이나 승차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하체 혈액순환 장애와 혈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장거리 이동은 반드시 다음의 사전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1시간 마다 한번씩은 휴식을 취한다. 장시간 차량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1시간 간격으로 정차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차 안에서는 가능한 한 편안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무리한 일정은 피한다. 명절이라고 해서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은 버려야 한다. 상황에 따라 무리한 일정은 분만 후로 미루는게 좋다. 집안일이나 음식 준비 등도 가족 구성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셋째, 현지 병원 정보 사전 확인이다. 만약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방문 예정 지역의 산부인과 병원, 분만 가능 의료기관의 정보를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복통, 규칙적인 양상의 배뭉침,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빠르게 병원에 방문한다. 병원의 위치, 연락처, 진료 가능 시간 등을 사전에 준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부는 스스로의 몸 상태에 귀 기울여야 하며, 가족과 주변의 적극적인 배려를 통해 임산부가 편안하고 건강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