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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리 행정복합타운 반려…춘천시·도의회·강원도 충돌, 향후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14 00:30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도시개발 구역

춘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춘천시가 10일고은리 행정복합타운 도시개발 구역 지정 제안서를 공식 반려하면서 강원도와 강원도의회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도청사 이전과 연계된 핵심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춘천시 “보완 미흡, 불가피한 반려"


춘천시는 강원도가 제출한 개발계획(안)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으나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려 사유로 △원도심 공동화 대책 부재 △재원조달계획 불안정 △도시계획·주택정책과의 부합성 부족 △기반시설(수도 공급) 검토 부족 △환경 악화 우려 등을 들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21일 도지사와 춘천시장의 공동담화를 시작으로 도는 1단계 도청사 10만㎡, 2단계 공공기관 부지 30만㎡, 플러스 알파로 상업·업무·미디어 타운 등 60만㎡ 총 100만의 행정복합타운을 건설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강원도는 춘천시와 사전협의 없이 미디어타운 등을 주택지로 변경했다. 이에 시는 사업설명회를 요청하고 현재의 반려 사유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도청사 부지와 진입도로 도시계획 결정 등에 발빠르게 협조했지만, 근본적인 보완이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반려 처분을 내렸다"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원도 “도민 신뢰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


이에 대해 강원도 역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여중협 행정부지사는 “도청 이전을 포함한 행정복합타운 개발사업은 강원도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그간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가 출자·출연 심의를 진행하는 중에 춘천시가 제안서를 반려한 것은 사실상 협조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도민 신뢰를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 지연과 차질은 강원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도는 향후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의회 “도의 권한 침해, 지방자치 훼손"


강원도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춘천시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서를 반려한 것은 행정기관 간 신뢰를 저버리고 도의회의 심사의결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도의회는 “9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춘천시에 투입되는데, 책임은 회피한 채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도·시·도의회·시의회·강원개발공사·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통해 조속히 정상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춘천시의 반려로 현재 사업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다만 반려는 '불수리'와 달리 재제출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이기 때문에, 강원도와 강원개발공사가 보완한 계획을 다시 제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시나리오를 크게 세 가지로 그리고 있다.


첫째로 춘천시가 지적한 원도심 공동화 대책, 재원조달, 기반시설, 환경 영향 등을 보완해 계획을 다시 내는 방식이다. 절차상 가장 안정적이지만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도의회가 제안한 대로 도·시·도의회·시의회·강원개발공사·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조율하는 방식이다.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지만, 합의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만약 협의가 장기간 지체될 경우 강원도가 특별법이나 국토부 협의를 통해 다른 추진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갈등 장기화 우려


고은리 행정복합타운은 2022년 도청 신청사 이전 부지로 확정된 이후 강원도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세부 계획을 둘러싼 도와 춘천시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갈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도민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치적 공방 속에 핵심 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며 양측의 협의와 조속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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