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파두의 창립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지효 대표(오른쪽)와 남이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경영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김윤호 기자.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파두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상 최대 매출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함께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두의 주력제품 SSD 컨트롤러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파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4억원)와 비교해 무려 356% 증가한 실적이다. 이 같은 성과는 차세대 Gen5 SSD 컨트롤러 판매 확대가 견인했다.
최근 AI 학습·추론용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업용 SS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SSD 성능을 좌우하는 컨트롤러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248억달러(약 34조6357억원) 규모였던 SSD 컨트롤러 시장은 연평균 14.6% 성장해 오는 2029년에는 566억8000만달러(약 79조15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고성능·고신뢰성·에너지 효율을 갖춘 스토리지 솔루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SSD 컨트롤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두는 이러한 흐름을 선점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잇따라 확보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파두는 최근 국내 반도체 제조사와 약 98억6373만원, 해외 낸드플래시 제조사와 약 47억3260만원 규모의 단일판매·공급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합계 146억원 규모로, 하반기 첫 공급 성과라는 점에서 실적 모멘텀 강화가 기대된다.
업계는 올해 파두의 연간 매출이 2022년 기록한 564억원을 넘어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파두는 이같은 실적 상승 모멘텀을 적극 활용해 차세대 AI 스토리지로 사업 영역을 넓혀 글로벌 4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AI 팹리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27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간담회에서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2곳과 협력을 확정했다"며 “향후 글로벌 4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3년 이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초거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CSP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아마존(AWS)·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이 글로벌 4대 기업으로 꼽힌다.
파두의 가장 큰 강점은 혁신적 아키텍처에 기반한 '전성비(성능 대비 전력 효율)'다. 이를 토대로 미국, 중국, 대만, 폴란드 등지에 영업·개발 조직을 구축하며 고객 다변화와 글로벌 인재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파두는 AI 데이터센터 SSD에 머무르지 않고 차세대 AI 스토리지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반도체 개발 과정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AI 팹리스'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지효 대표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팹리스로서 글로벌 선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해 고객과 시장, 주주, 사회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