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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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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리츠, 끝내 상폐…법정으로 간 에이리츠, 마지막 반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6 12:53

매출 부진·재무 악화로 결국 상장폐지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법정공방 돌입

사진=에이리츠

▲사진=에이리츠

국내 1호 상장리츠라는 상징성을 안고 출범했던 에이리츠가 결국 자본시장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증시에서 사실상 밀려난 것이다. 회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만 이번 가처분을 통해 상장 유지는 가능하더라도,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사업성과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하는 과제는 남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리츠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사건은 신속한 판단이 요구되는 만큼, 법원은 통상 접수 후 2~4주 내 심문기일을 열고 한 달 안팎에 결정을 내린다.


에이리츠는 2년 연속 매출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2023년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에이리츠의 매출액이 50억원 미만"이라는 사실을 공시하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6월 21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나, 회사가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가 받아들여지지 못하면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반발한 에이리츠는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본안 소송인 상장폐지결정무효확인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 효력을 멈춰 달라는 취지다. 이로써 국내 첫 상장 리츠의 운명은 법원의 판단에 달리게 됐다.


에이리츠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집중해온 리츠로, 아파트 및 도시형생활주택 개발·관리·임대 사업을 수행해왔다. 영등포 '메이준', '이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최근에는 대구 동인동2가 주상복합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사업 확장보다 재무 불안이 더 부각됐다.




실제 에이리츠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보다 47% 급감했다. 단기차입금도 지난해 말 29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16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재무 부담이 더 커졌다.


사업 전망도 녹록지 않다. 에이리츠는 서울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개발·운영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신규 개발의 중심이 되는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적 개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이리츠는 대구시 중구 동인동2가에서 시니어레지던스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의 심각하게 얼어붙은 상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에서만 16곳의 종합건설사가 폐업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두 배에 달한다.


리츠 업계 관계자는 “1세대 리츠의 생존력은 이미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리츠 2.0 등장으로 시장이 재활성화되면서 주목받는 상황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에이리츠처럼 사업 기반과 영속성이 약한 경우는 여전히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특히 에이리츠의 경우 주요 개발 사업이 대구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대구는 5~6년 전까진 주택시장이 비교적 탄탄했으나, 산업 경쟁력 약화와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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