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이 엇갈린 상황을 챗GPT로 묘사한 모습 사진=챗GPT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이 '지식재산(IP) 파워'에서 갈렸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기존 인기 IP의 적절한 활용으로 실적을 올렸고, 넷마블은 신작 성과가 매출을 견인했다. 반면 대형 업데이트가 없었던 크래프톤과 신작 부재기가 길어진 카카오게임즈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대표 IP의 흥행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824억원·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1%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매출 3542억원·영업이익 58억원)를 웃돈 수치다.
간판작 '아이온' 시리즈의 꾸준한 인기와 '리니지2M'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주효했다. 두 시리즈의 매출은 480억원·13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27%, 53% 성장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대표 IP만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조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신작이 쌓이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고정자산 등을 보유함으로써 고정영업비용을 부담하는 것)가 클 것“이라고 자신했다.
넥슨 또한 장수 IP '메이플스토리'·'던전 앤 파이터'의 견조한 성과로 역대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성과가 반등세를 강화했다.
두 작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67% 급증했으며, 전체 국내 매출은 45% 성장했다.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은 누적 가입자 195만명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신작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03.4% 증가한 101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출시 일주일 내 앱마켓 1위를 달성, 2분기 실적을 쌍끌이했다.
중견 게임사 중에선 시프트업과 네오위즈가 돋보였다. 이들은 지난 6월 각각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P의 거짓: 서곡'이 흥행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대형 업데이트 부재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매출 6620억원·영업이익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25.9% 줄었다. 증권가 전망치(매출 6839억원·영업이익 2691억원)를 200억원가량 하회한 규모다.
신작 부재기가 길어진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손실 86억원, 펄어비스는 11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하반기엔 대부분의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작을 앞다퉈 내놓는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신작 흥행을 통한 반등을 노리는 분위기다.
오는 26일 선보이는 넷마블의 '뱀피르'를 시작으로 10월 넥슨의 '아크레이더스', 연말 엔씨의 '아이온2'가 잇따라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 오더'와 드림에이지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과 컴투스의 '더 스타라이트',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도 등판한다.
다만 일부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라인업을 대폭 축소한 점은 변수다. 공통적으로 게임 완성도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하반기 반등 요인이 상쇄된다는 점에선 리스크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왔던 오픈월드 액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일을 내년 4분기로 연기했다. 엔씨소프트 또한 '아이온2'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었던 LLL·브레이커즈·타임 테이커즈 등 3개작 출시 일정을 내년으로 재조정했다.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출시일을 내년 1분기로 미뤘다. 2021년 4분기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제시한 이후 5년째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에 '주주를 기만하는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에 대한 특검 촉구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펄어비스는 5년째 분기마다 주주를 기만하고 거짓말로 신작 출시를 미루고 있다"며 “엄벌을 통해 다시는 시장에 장난치지 못하도록 청원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