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급 의대생 복귀 조치를 철회하라는 국민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복귀 특례를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은 7일 오전 11시 기준 9만2004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자동 회부 기준인 10만명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유급 의대생 복귀 조치를 철회하라는 국민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복귀 특례를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은 7일 오전 11시 기준 9만2047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자동 회부 기준인 10만명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국회 회부 이후 '형식적 심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청원인은 “전공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과 수술실 등 주요 진료 현장에서 실제 공백이 발생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며 “교육과 수련을 자진 포기한 이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복귀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적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은 감정이 아니라 명확한 원칙과 공공성에 기반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특례를 허용하면 유사한 집단행동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22일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접수됐고, 23일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복지위는 사안의 성격상 교육위원회가 보다 적절하다고 판단해 8월 4일 회송했고, 교육위는 같은 날 심사를 마쳐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재는 상임위 심사 단계에 있으며, 이후 본회의 심의와 정부 이송, 처리 통지 등의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총협)는 지난 7월 12일 전원 복귀를 선언했고, 같은 달 25일 교육부에 제출한 입장문에서 “교육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생을 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정부는 이를 토대로 미복귀생의 2학기 복귀를 공식화했으며, 본과 3·4학년 학생들은 학년별 수업 참여를 통해 각각 2027년 2월 또는 8월, 2026년 8월 졸업을 목표로 학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미이수 학점은 방학 등을 활용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의총협은 복귀 학생들을 위한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과 대학 간 재정지원 형평성 확보도 함께 요청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사 자율성과 책임성을 인정하며, 교육 안정화를 위해 행·재정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국시 추가 시행 역시 검토 중이다.
정부의 복귀 조치에 대한 반발은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전공의 복귀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과 수련협의체 제3차 회의를 열고 수련환경 개선과 복귀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의 핵심 쟁점은 '수련 연속성 보장' 여부다. 이는 군 복무나 개인 사정 등으로 수련을 중단했던 전공의가 동일 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뜻한다. 한성존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수련 연속성 보장은 미래 의료를 위한 핵심"이라며 이를 복귀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2차 수련협의체 회의. (제공=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수련협의체 회의를 마지막으로 각 수련병원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8일, 늦어도 다음 주 초 전공의 하반기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병원별 면접을 거쳐 9월 1일부터 수련이 재개되면, 1년 반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이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정부 조치에 대한 국민 여론은 여전히 예민하다. 특히 복귀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달성을 앞두면서, 국회의 실질적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국민동의청원 제도 자체에 대한 실효성 회의도 여전하다. 21대 국회에서는 총 52건의 청원이 상임위에 회부됐지만, 본회의에 부의되거나 실제 처리된 건은 10건에도 못 미쳤다. 정책 철회나 법 개정 등 실질적 변화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전무했다. 22대 국회에서 이번 청원이 제도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