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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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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로 무장한 가전…‘으뜸환급’ 타고 내수 재점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9 15:43

정부, 2671억 투입 ‘으뜸효율 환급제’ 본격 시행

전기 요금 부담·정부 환급 맞물리며 구매 유인↑

업계, 할인·포인트 혜택 총력전…반등 시그널 감지

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맞춰,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

▲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맞춰,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가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시 구매가의 10%를 환급해주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이하 으뜸가전사업)'을 본격 시행하면서, 장기 침체에 빠진 국내 가전 시장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8일 오전 9시부터 으뜸가전사업 종합 안내센터를 개소하고, 전용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상담과 안내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이번 사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 금액의 10%를 환급하는 내용이다. 환급 대상 품목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김치냉장고 등 총 11개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4일 제2차 추가경정예산 통과 직후 발표를 통해, 해당일 이후 구매된 최고등급 가전제품에 대해 환급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총 예산은 2671억원 규모다.


업계는 이 같은 정책이 장기간 부진을 이어온 가전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가전 소매판매액은 약 2조542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했다. 이 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소매점 등에서의 월별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가전 판매는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수요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당시 재택 수요로 TV,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가전 판매가 급증했으나, 이후 교체 수요가 급감하며 판매가 빠르게 식었다는 것이다.




뚜렷한 수요 회복 요인이 없던 가운데,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은 이번 정부 지원책이 제품 수요를 되살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으뜸가전사업은 과거 시행 당시 높은 실효성을 입증했던 정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는 더욱 크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동일한 사업이 추진됐을 당시, 예산이 조기 소진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 제조업체 7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환급사업 시행 후 해당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엔 그때보다 더 큰 효과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가전업계의 트렌드가 '고효율'로 정착됐고,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에너지 소비효율이 주요 구매 기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전기요금 절감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등급 고효율 제품의 사용"이라며 관련 제품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LG전자 베스트샵에서 고효율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LG전자 베스트샵에서 고효율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내세운 프리미엄 고효율 가전 라인업을 이미 다수 구축해 둔 상태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냉장고는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을 탑재해 냉각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스마트싱스 앱을 통한 'AI 절약모드' 설정 시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고효율 AI DD모터를 적용한 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적 진화가 소비자 선택 기준과 맞물리며, 고효율 가전에 대한 수요가 다시금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정부 환급 정책, 제조사 프로모션, 고효율 기술력이라는 삼각 시너지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제조사들은 특정 모델에 한해 최대 10% 할인 쿠폰, 포인트 적립 등 추가 판촉까지 벌이며 수요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AI 기능이 일반화되면서, 고효율 가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라며 “정부 지원이 더해지며 판매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업 개시 이후 가전·유통기업과의 간담회에서 확인해 본 결과,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가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으뜸가전사업이 내수 진작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환급사업의 신청 접수는 8월 13일부터 시작된다. 접수 이후 본인 확인과 제품·서류 확인을 거쳐, 약 일주일 후부터 순차적으로 환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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