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사진=UPI/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을 최근 시사한 만큼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으로 보장된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결정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노력을 이끌어온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블룸버그의 입장 요청에 “난 워싱턴에서 최고의 직장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누가 미국 경제와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각국과의 관세 협상을 이끌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외부에 설명하는 역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를 지낸 스티브 배넌은 “베선트는 자기가 엄청 격동적인 (트럼프 취임) 첫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그는 내각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세계 자본 시장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팀 애덤스 회장은 “베선트 장관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를 감안했을 때 그는 분명히 유력한 다크호스 후보"라고 평가했다.
통상 재무부 장관은 연준 의장 후보 선별과 인터뷰 절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선정 절차에서 자신을 제외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베선트 장관 외에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또다른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워시에 대해 “그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는 “베선트는 훌륭하지만 이미 일자리가 있다. 그리고 그의 전문 분야는 통화 정책이 아니다. 내가 대통령에게 말했듯이 케빈 워시가 이 자리에 딱 완벽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밖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도 후보로 거론된다.
연준 의장직에 대한 공식적인 면접 절차는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연준은 오는 17~18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6월 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4.25~4.5%로 유지될 가능성을 99.9%로 예상하는 등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 1월부터 금리를 계속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