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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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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까지 계속고용 의무화 방안 나와…경영계·노동계 반발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10 09:00

경사노위,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제안

경영계 “임금체계 개편 방안 빠져 반발”…노동계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논의 보류”

경사노위 공익위원 정년 연장 문제 첫 제언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열린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공익위원 제언' 브리핑에서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업에 65세까지 근로자 고용 의무를 지우는 방안이 나왔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따르면 정년 연장 문제와 관련해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업에 65세까지 근로자 고용 의무를 지우는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제안했다. 고령자 계속 고용 문제와 관련해 지난 1년간 논의 결과를 '공익위원 제언'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다.


현행 법정 정년인 60세를 유지하면서 2033년부터는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이번 제안은 노사정 합의가 아닌 제언 성격이라 강제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제언에 반발했다.


경영계에서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 등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정작 핵심인 임금체계 개편 방안은 빠져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영계는 계속고용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최소한의 실효적 조치인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언은 기업에 재고용 대상자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 근로자 모두를 재고용하라는 의무를 강제했다"며 “특히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에게는 보상의 차이만 일부 있을 뿐 사실상의 정년연장과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노사가 자율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고용연장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령자의 실질적 고용연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사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아 사실상 정년연장과 마찬가지고, 기업의 경직성을 심화시키고 청년세대 일자리 충돌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60세 이후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방안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발했다. .


이어 “업종별 특성과 기업 경영 여건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계속고용이 의무화된다면 신규채용 위축으로 청년 일자리가 감소될 우려가 크다"며 “계속고용 의무화의 실질적인 혜택이 대기업·정규직 등 특정 계층에 집중될 경우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고령자 고용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산업 현장의 다양한 여건을 고려한 자율적인 계속 고용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한 합리적인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유연성 제고 등 근본적인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계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참여했으나 작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면 불참을 선언했으며 6월 새 정부 출범 때까지 관련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노사 일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참여하지 못한다고 해서 노사를 배제하고 공익위원들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사례는 없다"면서 “사회적대화 기구의 절차조차 무시한 공익위원 제언 발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한국노총은 소득 공백 문제를 해소하고 고령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법정 정년 연령을 일치시키는 65세 정년연장안 도입을 위한 법 개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대선 후보들도 공약을 내놓고 있어 6월 대선 이후 계속고용 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정년 연장을 사회적 합의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기업에 정년 제도에 대한 자율권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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