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열풍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한국에서 LNG 수요가 얼마나 증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디지털화, 5G 등의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아시아 데이터센터 수전용량이 10.6기가와트(GW)에 달했다. 우드맥킨지는 AI의 성장으로 상당한 추가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며 LNG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 발전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요 반도체 제조국인 한국과 일본은 AI 열풍으로 반도체 생산량도 덩달아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2030년까지 두 국가에서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전체 대비 4~5%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현재 0.5%에 비해 10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NG가 요구량의 40%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데이터센터·반도체 제조에 대한 LNG 수요는 아시아 전체 수요의 3% 차지하게 된다. 원자력발전의 경우 새로 건설하거나 재가동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우드맥킨지는 지적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서도 데이터센터 증가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 상반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력수요가 매년 2.4%씩 증가하고 이중 데이터센터가 0.9%포인트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천연가스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60% 가량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3.3 bcf(10억입방피트)씩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50% 늘아난 수치다.
한편, 이번 겨울시즌(2024년 10월 1일~2025년 3월 31일)에 LNG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글로벌 수요 대비 공급이 빡빡해지면서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와 유럽 벤치마크인 TTF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 여름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BNEF는 “새로운 공급 프로젝트 가동 지연, 예상치 못한 공급 중단, 지정학적 갈등 고조 등이 발생하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BNEF에 따르면 올 겨울시즌 LNG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한 2억1800만톤에 달하는 반면 공급은 4% 증가한 2억22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한국이 이번 겨울철 LNG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BNEF에 따르면 동북아 LNG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동남아(1.1%), 북서유럽 및 이탈리아(-0.1%), 중동·미 대륙·기타 유럽(3.2%) 등 기타 지역보다 높다.
BNEF는 “천연가스 발전과 도시가스 수요 증가로 한국이 이러한 모멘텀을 주도할 것"이라며 “중국이 뒤를 이어가지만 수요가 작년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 재가동으로 북아기사 지역에서 수요가 축소되는 유일한 지역은 일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