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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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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대급 허리케인 예고에…재난에 투자하는 ‘캣본드’ 인기몰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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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이안이 2022년 10월 미 플로리다주를 휩쓸었던 모습(사진=로이터/연합)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올해 미국에서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자 기후재난에 의한 손실을 보장해주는 '캣본드(Catastrophe bond·대재해 채권)' 발행이 올해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보험연계증권(ILS) 정보 집계업체인 아르테미스를 인용해 올해 1∼5월 캣본드 판매액이 기존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 대비보다도 38% 늘어난 상태라고 보도했다. 캣본드는 특히 지난달에만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가량 발행돼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해(catastrophe)와 채권(bond)의 합성어인 캣본드는 손해보험사가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자연재해 때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채권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에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종의 ILS다.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재난으로 보험금 지급 조건이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캣본드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경기나 금리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체투자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연재해는 물론 인플레이션, 인구 밀도 등도 캣본드 발행을 주도하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의 경우 보험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비교적 적었던 덕분에 캣본드 투자 수익률은 약 20%로 거의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기록적 수준인 데다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이행하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허리케인 활동이 극히 활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캣본드 보유에 따른 리스크가 더 커짐을 의미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캣본드 수익률과 미 국채처럼 리스크가 없는 채권의 수익률 간 스프레드가 23% 확대됐다.


아울러 허리케인이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찰스 그라햄 보험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이 어디에 강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캣본드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런던 소재 테낙스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무엇을 살지에 대해 더 엄격하다"면서 캣본드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애덤 카민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지난해 정말 재앙적인 허리케인 시즌을 피했지만, 전망이 맞다면 올해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은행(WB)은 지난 4월 멕시코의 폭풍·지진 등에 대비해 총 4억2000만 달러(약 5783억원) 규모의 캣본드를 발행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자메이카의 폭풍 재해에 대비해 1억5000만 달러(약 2065억원) 규모의 캣본드를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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