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둔화했다.
다만 중동 리스크 속에 국제유가와 맞물려 석유류의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과일과 채소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조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이 '2%대 초반'까지 둔화하는 흐름과는 달리,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헤드라인 물가와 체감 물가의 괴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한 흐름이다.
상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10.6% 상승했다.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20.3%) 큰 폭으로 뛴 탓이다. 농산물은 3월에도 20.5% 상승폭을 나타낸 바 있다.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전기·가스·수도는 4.9%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6%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0.95%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리스크 속에 석유류 가격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p에 그쳤다.
근원물가 지수들은 2%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2% 오르면서 전달(2.4%)보다 0.2%p 상승률이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지난해 3%대에서 작년 11월 2%대로 떨어진 이후로 12월 2.8%, 올해 1~2월 2.5%, 3월 2.4%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3월(3.8%)보다는 상승폭이 0.3%p 줄었다.
과일과 채소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7%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19.1%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신선채소가 12.9% 올랐다.
사과(80.8%)와 배(102.9%)를 중심으로 신선과실은 38.7% 상승하면서 3월(40.9%)에 이어 40% 안팎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특히 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밖에 토마토(39.0%), 배추(32.1%) 등도 상당폭 올랐다.
낮은 할당관세가 적용된 망고(-24.6%)·바나나(-9.2%), 정부 비축물량이 방출된 고등어(-7.9%) 등은 하락했다.
통계청은 정부의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내다봤다
물가당국은 근원물가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고 기상여건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2%대 물가' 안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사태로 불안정한 석유류 가격이 예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며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당초 예측한 범위 이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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