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원-달러 환율 고공 행진, 정말 한국 경제에 영향 없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9 16:40

[에경브리핑] 원-달러 환율 고공 행진, 정말 한국 경제에 영향 없나?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며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했다. 1400원을 넘어선 건 1년5개월만에 최고치이다.


1400원대 환율을 기록한 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고금리로 인한 충격 등 단 세 차례뿐이다.


17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보이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것을 진화하기 위해 긍정적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원화 통화 가치 급락의 원인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이른바 '강달러' 현상과 중동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최근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내에 완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책 대응 여력과 무역수지 환경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고환율로 인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영상스크립트전문]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며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1년5개월 만인데요. 1400원대 환율을 기록한 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고금리로 인한 충격 등 단 세 차례뿐입니다.


17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보이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주요 관계자들이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에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17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지 C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안정화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과 자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16일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 한 기자회견에서 환율 변동성 원인에 대해 “가장 큰 요인은 달러화 강세라고 봐야 하고 최근 중동 정세를 감안하면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서 (원화가) 더 약해지지 않았나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사견을 전제하며 “경상수지도 조금씩 좋아지고 외환보유고 등 국내경제 전반적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이 변동성이 있지만 그렇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금융당국은 외환시장에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었는데요. 일각에서는 달러 매도를 통한 실개입도 상당량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면서 또 한쪽에서는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상황이 시장에 혼선을 줄 우려도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것을 진화하기 위해 긍정적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원화 통화 가치 급락의 원인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이른바 '강달러' 현상과 중동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최근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내에 완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정책 대응 여력과 무역수지 환경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고환율로 인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는데요.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1400원이 갖는 의미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에 대한 대규모 자금 이탈 현상은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준비자산 규모가 4200억달러로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2.4%를 기록 중이라며 외환 위기 직전 60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위험 수준이 크게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과거 원-달러 환율 급상승은 직전 무역수지 누적 적자가 높았던 반면, 최근 12개월 누적 규모는 지난 3월 기준 215억달러(흑자)로 무역수지 흑자와 기업이익 개선이 동반했다"면서 “중장기 관점에서도 한국의 국가 대차대조표 구성은 선진국형인 순채권국으로 바뀐지 오래"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가보지 않은 길로 가고 있는데요. 정부와 국회, 금융당국은 국민과 기업이 느끼는 불안이 더 커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고, 혼란이 없도록 일관된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