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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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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서비스 차별화 경쟁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5 14:18

현대차·기아 인증車 혜택 대폭 확대···수요 확대 ‘시동’

롯데·KGM·르노 등도 진출 준비···케이카 등 기존 업체도 마케팅 강화

경남 양산 하북면에 있는 '현대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

▲경남 양산 하북면에 있는 '현대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

대기업의 중고차 업계 진출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고객 대상 혜택을 대폭 확대하며 수요 확대에 나서자 기존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 현대차·기아 '트레이드 인' 혜택 강화···롯데 등도 진출 막바지 담금질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트레이드 인'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쓰던 제품을 제조사에 중고로 반납하고 새 제품을 구입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게 골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에만 50만원 할인 혜택을 줬지만 이달부터는 9개 차종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기존 차량을 매각하는 소비자를 위한 보상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차량 상태에 따라 매각대금의 최대 4%까지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타 브랜드 차량도 매각할 수 있다.


기아 역시 지난 1일부터 최대 3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밖에 인증중고차 웹 사이트에서 상세 견적을 받은 당일에 최종 매각을 완료하는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0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직원이 양산센터 정밀진단존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직원이 양산센터 정밀진단존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직원이 양산센터 정밀진단존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직원들이 양산센터 정밀진단존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 신차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한 현대차·기아가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존 차량 매각부터 신차 구입까지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며 신차의 제조공장(factory)에 해당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다.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이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를 1만5000대로 제시한 상태다.


대기업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업체들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다수 전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케이카는 최근 중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숏폼테마관'을 선보였다. 이 곳에서 케이카 주요 차량은 물론 직영중고차 서비스 특장점, 중고차를 사고 팔 때 팁, 차량 관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젊은 세대의 이목을 잡기 위해 MBTI 유형별로 각자 어울리는 차량 모델을 추천하는 '카BTI'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 롯데·KGM·르노 등도 눈독···세단 거래 활성화 등 새 트렌드도


앞으로 더 많은 대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점도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렌탈을 앞세운 롯데그룹은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작년 말 기준 중고차 렌탈 차량을 약 1만대를 운용 중이다.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고차 직접 수출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작년 말 출시한 중고차 장기렌탈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 역시 고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장기렌터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고차로 이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중고차 매매 사업을 시작할지 결정하기 위해 막판 조율에 한창이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후 매물을 확보하고 서비스 제공 내역을 확인하며 담금질에 나섰다. HL그룹 지주사인 HL홀딩스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중고차 매매업 등을 추가했다.


기아 인증중고차 매장에 전기차 모델들이 전시돼 있다.

▲기아 인증중고차 매장에 전기차 모델들이 전시돼 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장 분위기도 바뀌는 조짐이 보인다. 신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세단이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비 감가 상각 정도가 큰 만큼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등록된 SUV(RV 포함)는 총 24만271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등록량의 69.5%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신차 10대 중 7대는 SUV였다. 세단 등록 대수는 9만1985대로 26.3%였다. 반면 지난 1~3월 중고차 시장에서는 세단 거래 대수(23만5817대)가 SUV(18만1044대)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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