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자본시장부장 부국장
3월은 주주총회의 계절이다. 올해는 '총선 회오리'에 이슈에서 다소 밀리긴 했지만, 매년 봄 주주총회는 '기업의 청문회'가 열리는 핫한 현장이다. 격한 몸싸움에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극적 드라마까지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소액주주의 연대가 주총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한 해이다.
경영권과 주주환원을 놓고 벌어지는 '진검승부'에서 소액주주들은 여전히 고배를 받아드는 약자지만, 올해만큼은 변화의 움직임이 확연했다.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SNS를 기반으로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의결권 위임'으로 단합되며 그 어느 해보다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일례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모여든 주주들은 20개 종목에서 주주제안(3% 이상 주식 확보)을 완료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만은 아니다. 영국의 글로벌 기업거버넌스 리서치업체인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는 “한국에서 지난해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연대 등 주주권 행사의 타깃이 된 기업 수는 73곳으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아 기록적인 해"라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활발한 소액주주 연대 움직임에 내심 불편해 할 기업들이 많지만, 소액주주 연대는 갑작스러운 딴지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엉뚱한 시도는 전혀 아니다. 최근 정부가 내세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이 같은 소액주주 연대의 요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주주가치 재고에 대한 주주연대의 열망이나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밸류업의 노력은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식 밸류를 끌어올린다. 이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큰 바다로 흘러들어가 만나데 되는 출발이 다른 지류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굵직한 이슈들도 많았다. '조카의 난'을 겪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의 고려아연과 영풍, KT&G 차기 사장 선임, 한미그룹과 OCI 공동경영권, 이화전기 자진상폐 이슈 등이 격돌혔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수십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주인 대접을 못 받아온 소액주주들이 있었다.
기업의 쩌렁쩌렁한 '스피커' 앞에 이들 소액주주의 목소리는 대다수 묻혔지만, 그렇다고 성과를 낸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미그룹의 경영권이 뒤바뀐 한미사이언스 주총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28일 열린 제 51회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이야기이다. 이날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총 5명의 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가결시키며 모녀측(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을 누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이번 표결에서 모녀 측은 출석 의결권 수의 48%를, 형제 측은 52% 내외의 찬성표를 받아 4%의 승부로 경영권이 좌우됐다. 여기에는 약 3%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 사촌들이 역할도 있었다. 하지만 최후의 '캐스팅보트'는 소액주주였다.
주주총회 개최 전까지만해도 어느 쪽이 이길지는 확신하기 어려웠다. 양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각각 모녀 측 42.67%, 형제 측 40.57%로 오히려 형제 측의 지분이 열세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를 매조지은 것은 소액주주의 의지였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3일 주주연대를 결성,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2.09%의 지분을 모아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화답하듯 임종윤 한미그룹 이사는 주총이 끝난 뒤 밝힌 소감에서 “주주는 주인이다. 주주가 이겼기에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갈 것"이라며 “(주주가) 이 일의 절대적인 키맨이며, 주주환원 정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뒤집힌 드라마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모래알 같은 2%의 힘을.
올드보이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명심해요, 모래알이든 바윗돌인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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