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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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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하수 청도군수 “영남권 중심 거점도시 성장잠재력 살려 저출생·지역소멸 극복 ‘두토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8 14:14

“자연인구·출생률 감소 불구 대도시권 배후 거점으로 전출인구보다 전입 인구 많아 성장 잠재력 커
자생적인 전원예술도시· 귀농귀촌 1번지 자리매김…다방면의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에 총력전
출산-육아-교육-일자리-주거안정-의료보건-노후복지 등 생애주기별 촘촘한 안정적 정주환경 조성”

[기획] 저출생 극복으로 지방시대 선도한다


청도군수

▲김하수 청도군수가 31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도군의 인구실태와 저출생 및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면서 '인구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연간 0.72명, 4분기에는 0.65명으로 급락,인구소멸 위기를 넘어 국가의 존립의 문제까지 우려되며 저출생 극복이 최대의 국가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방자치단체도 저출생 문제 극복 없이는 지방시대는 물론이고 지역소멸 마저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저마다 저출생 극복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묘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나 저출생 해법과 성과를 조명하는 '저출생 극복으로 지방시대 선도한다'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편집자주>


“우리 청도군은 대구 대도시권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부산·울산권과 교통망으로 잘 연결된 영남권 중심 거점도시이며 청정 농업도시 입니다. 더불어 자생적인 전원 예술도시이면서 귀농귀촌 희망 1번지라고 불릴 만큼 귀농귀촌 환경이 우수해 충분한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31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문화, 거주, 사회, 보건 등 다방면의 사업에 투자하고 저출생 극복 모델 개발에도 부단히 노력해 지역소멸과 저출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김 군수와의 일문일답.


대담:대구경북취재본부 손중모 부장


―현재 청도군의 인구구조 실태와 전망은.




▲ 대부분의 다른 지방 처럼 우리 청도군도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절벽을 겪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청도 인구는 4만1184명이다. 2020년 647명, 2021년 372명, 2022년 277명,지난해 298명이 각각 줄었다.


청도군 인구는 1968년 12만7426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04년 5만 명이 깨졌고 지금은 매년 200~300명씩 줄어들고 있어 4만선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는고령화로 인한 사망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청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만7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41%를 차지한다. 반면 청년인구는 9%에 불과하다.


저출생도 한몫한다. 지난해 청도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인 0.72명보다는 높은 0.91명이지만, 지난해 청도의 출생아 수는 99명에 그쳤다.


그래도 비록 자연 증감이 사회적 증감보다 커 전체 인구수는 감소하지만, 최근 3개년 모두 전출보다 전입이 많아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방소멸위험지역 중 예외적인 현상으로 그 의미가 크다.


급격하게 체감하고 있는 인구절벽 속 청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무언가가 아주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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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은 지난해 9월 경북 지역 유일하게 보건소에 소아청소년과 개설,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인구구조로 인한 문제점은.


▲인구가 줄어들면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전체 분위기가 침체되는 게 현실이다.


저출생과 인구감소, 고령화 등에 어려움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학령인구와 병역 자원의 급격한 감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약화에 따른 지방소멸에 이어 국가소멸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장래인구 분야 최하위에 속해 비관적이다. 이러한 인구구조는 사회·경제적 다양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노인 빈곤과 소외, 그리고 청년층에게 가중되고 있는 노인 부양 문제 등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더불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 그리고 노인 복지비용 증가에 따른 정부 재정 부담 가중 등의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단순히 예산 투입을 통한 정량적 수치 증가가 아닌 실질적 출생률 제고 분위기 조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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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 문화행사에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구 유입 전략 등 인구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과 그동안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는 저출산에 따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족 친화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가족 사진·숏폼영상 공모전과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 육아공감 코미디 힐링 콘서트 '투맘쇼',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찾아가는 인구교육 등 군민 공감대 확산에 힘썼다.


또 청년 인구 유입과 지역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청년 외식창업사관학교,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년의 밤 행사, 주민참여 라운드테이블 등 군민과의 소통에도 귀를 기울였다.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선 A등급을 받아 112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인구정책 공모사업에도 뛰어들어 청년복합공간 조성, 유휴자원 활용 지역활력 사업, 고향올래 사업, 1시군-1생활인구 특화 프로젝트 등에서 총사업비 25억 원 확보와 2건의 행정안전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아울러 보건·의료분야 필수인프라를 확충해 군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경북도내에서 처음으로 청도군 보건소에 소아청소년과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주 2회 0~17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반 진료와 치료·약처방을 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부재로 원거리 진료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아이들의 건강 돌봄과 안정적인 양육을 위한 의료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청도에서는 곳곳에서 출산 현수막도 볼 수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속에서 청도군민의 가족이 됨을 군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아이와 부모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여러 노력 덕분에 최근에는 서울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을 전문으로 하던 기업이 청도군으로 소재지를 이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나둘씩 청도로 모여들다 보면 자연적으로 인구 유입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살맛나는 청도가 되리라 기대한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1월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해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소멸위기 극복에 다각적인 노력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초 청도군에서도 분위기에 발맞춰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저출생 극복 TF를 구성,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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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지방소멸위기 대응을 위한 저출생 극복 TF를 구축하고 세부 실행계획 등의 수립에 나섰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지금까지의 성과는.


▲청도는 대구 대도시권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부산·울산권과 교통망으로 잘 연결된 영남권의 중심지이자, 청정 농업도시, 그리고 사시사철 생산되는 농산물이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아울러 자생적으로 성장해 가는 전원 예술도시이자 귀농귀촌 희망 1번지라고 불릴 만큼 귀농귀촌 환경이 우수하다.


지난해 청도군 인구정책 지원 조례 제정에 이어 올해 3월에는 그 세부사항인 시행규칙을 마련했다. 청년에게 최대 2년간 월세 10만 원을 지원하는 청년 월세지원사업과 신혼부부의 주거자금 대출이자 2% 지원을 위한 대출이자 지원사업, 귀농인 농기계 임대로 50% 감면, 그리고 2자녀 이상 다자녀 세대의 상하수도 요금 감면을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활동 거점 공간인 예술인 창작 공간을 조성한다. 청년 예술인에게는 주거와 창작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하고, 중견 예술인에게는 멘토링 지원과 창작품 전시 및 공연 공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문화 정책 거점시설 확보와 장기체류 및 정착을 유도하는 농업인 근로자 숙소도 건립할 계획이다. 청도 내 외국인 수는 1000여 명에 달해 점차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농번기에는 외국인 농업근로자 숙소로, 농한기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도체험 체류 시설로 활용한다.


더불어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강좌, 스마트팜 입문강좌, 카페창업 강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외국인의 귀화 준비, 일자리·창업 등 장기체류 및 정착에 큰 구심적 역할을 하고, 우수 외국인 유학생 인재 유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아 및 아동 동반 가정이 즐길 수 있는 야외 커뮤니티 시설인 어린이 물놀이터 조성사업과 일상·휴일·긴급 시 발생하는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돌봄활동인 아이돌봄공동체는 아이 키우기 좋은 청도 이미지를 확보하고 행복한 울타리를 제공하게 된다.


임산부를 위한 자체사업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임신 축하용품 지원 △백일해 예방접종 △임신출산 행복교실 △튼튼 육아교실 △행복한 손바느질 태교교실 △인산부 가족 힐링 아카데미 △임신출산 준비교실 △임신부 태아 기형아 검사비 지원 △외래 산부인과 운영 △신생아 및 입양영아 건강보험료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출산 환경 조성에 힘쓴다.


출산 시 출산축하용품 지원, 출산·육아용품 대여뿐만 아니라 출산장려금도 지원한다. 출산장려금은 첫째아 370만원(출생시 118만원, 7만원×36개월), 둘째아 1340만원(출생시 260만원, 30만원×36개월), 셋째아 1540만원(출생시 280만원, 35만원×36개월)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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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은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인구소멸 위기 극복과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가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하고, 전국의 대부분 지자체들이 각종 지원책들을 내세우면서 인구 유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국가적으로 인구 총량 감소가 지속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해 작고 강한 지방을 만들어야 국가가 균형발전을 이루고 수도권 치우침을 해결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고 지역과 함께 생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정책을 필요로 한다. 청도군에서도 경북도와 함께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


이와 더불어 자녀를 출산하면 더 이상 가구에 부담만 주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양육과 관련된 긍정적 신호와 인식이 사회에 많이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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