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전면 교체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검증된 인재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면 배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계열사는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PE자산운용,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5곳이다. 우리종합금융 새 대표에는 남기천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우리자산운용 신임 대표에는 최승재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가 발탁됐다. 이석태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우리PE자산운용 대표를 맡는다. 우리에프아이에스 새 대표이사에는 김백수 전 우리은행 정보보호그룹장이 선임됐다.
통상 금융지주사들은 큰 사고나 변수가 없는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임기 만료 전에 교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임기와 관계없이 이뤄졌다. 대내외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그룹의 유능한 인사를 적재적소에 발탁해야 한다는 임종룡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작년부터 가동 중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임 회장의 이러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4단계로 구성됐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독단적인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최고의 리더를 발탁하겠다는 취지다.

▲2024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새 인물.
실제 김응철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당초 임기가 올해 12월 말까지였는데, 이달부터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장으로 추대됐다. 김응철 행장이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외환그룹장을 역임하며 동남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와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군에 오를 정도로 그룹 내 중량감 있는 인사로 불린다.
나아가 우리금융의 이번 인사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한 그룹 경쟁력 강화의 원년'이라는 그룹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새롭게 우리종합금융 대표를 맡게 된 남기천 대표는 증권, 자산운용업계 경력만 30년에 달한다. 남기천 대표는 우리금융은 향후 증권사를 인수하고, 해당 증권사와 우리종합금융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CEO 교체는 (임종룡 회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단행해야 하는 중요한 인사였을 것"이라며 “(임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으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금융 임직원들의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