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의사가 환자들 엘리베이터 탑승을 도와주고 있다.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들 집단 사직서 제출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환자들과 정부·여당 등 관계 주체들 고심이 심화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소속 교수들이 25일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 결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성명에서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들을 제외한 여타 의대 교수들도 조만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전날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늦추고 의사들과 대화에 나설 방침을 밝혔음에도 이어진 저항이다. 의대 교수들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백지화를 대화 선결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의교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예정대로 금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2000명 증원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미 대학별 정원 배정이 다 끝났는데 지금 다시 인원을 조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시장에서 물건값 깎듯이 흥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면서도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세운 셈이다.
교수들 집단사직 움직임과 정부 강경 기조에도 당장 의료계 혼란이 격화하지는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그러나 환자들 불안감은 극심해지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함께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성명에서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그나마 교수와 전임의, 간호사 등 남은 의료진이 버텨줘 환자들도 이만큼이나마 버텼지만, 이제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가운데 정부 대화 기조를 끌어냈던 국민의힘은 4·10 총선 국면을 치르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소속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당동 떡볶이 타운에서 '즉석 떡볶이' 비공개 오찬을 갖고 의정 갈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중구 후보 지원 유세 일정 중 식사 시간 등을 논의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병원 의사인 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에 의사들 요구사항과 의대 정원 확대 숫자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의 경우 '협상 조건'이 아닌 '협상 시작'에 초점을 맞췄고, 필수 의료 약화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이후 한양대를 찾은 자리에서 “국민 건강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고, 파국을 막기 위한 중재를 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교수들 사직서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분(의사)들도 그동안의 입장이 있을 것 아니냐. 시간이 좀 필요한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행정 처분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그분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에서도 받아들였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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