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이천 소재 SK하이닉스 공장 입구.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개발에 중요한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에 대응하고자 올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10억 달러(약 1조3316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에서 패키징 개발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이강욱 부사장의 말을 7일 인용 보도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HBM이 가장 수요도가 높은 AI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 시켜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으로 반도체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성능을 높여 HBM 시장 내 1위 자리를 더욱 굳힌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관련 예산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컨센서스는 14조원(105억 달러) 수준이다. 회사 전체 지출의 약 10분의 1을 패키징 공정 개선에 투입하는 것인 만큼 최우선 순위가 HBM 패키징 공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첫 50년은 칩 자체의 디자인과 제조에 관한 것이었지만 앞으로 50년은 후공정, 즉 패키징이 전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힘을 주는 이 분야 경쟁에서 선두권에 서있는 기업은 반도체 업계를 호령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표준 설정 AI 가속기에 HBM 공급사로 지정됨에 따라 기업 가치가 119조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120% 가까이 급등해 한국 내 시가 총액 2위 기업으로 도약했고, 기술력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을 제쳤다.
SK하이닉스 신규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MR-MUF'로 불리는 새 패키징 방식과 TSV 기술 발전에 쓰인다. 이 방식은 실리콘층 사이에 액체 물질을 주입하고 굳히는 것으로, 방열·생산 수율 향상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