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토요일을 반납하고 머리를 맞댄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전략글로벌위원회'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6~7명의 임원진이 참석했다.
SK그룹 경영진의 토요일 회의는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사실상 최초다. 개최 간격도 월 1회에서 격주로 짧아졌다.
녹록지 않은 경영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주요 계열사 실적 및 투자 성적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원대 적자를 냈다.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전년 대비 대폭 삭감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흑자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연봉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임원들의 오전 7시 출근도 권장했다.
SK그룹이 2021년 11조원을 들여 인수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의 지난해 순손실은 3조원에 달했다.
SK그룹은 지난해말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중복 투자를 줄이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최 의장이 혁신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1994년 입사 후 신사업 발굴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최근에는 SK의 화학·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달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를 통해 '해현경장(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 시스템을 재검검하고 내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강도 높은 쇄신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