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지난 30년간 동향. 최근 가격이 거의 최저점에 이르렀다. 자료=EIA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단위당 2달러선이 무너지고, 니켈 가격도 톤당 1만6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에너지·자원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에너지·자원 가격이 사이클에서 최저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거래가격은 MMBtu당 1.91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2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는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2022년 8월의 9달러대에 비하면 85%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20년간 통계를 봐도 2달러 아래는 거의 최저 수준이다.
미국 가스 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한 마디로 공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은 2020년 473.3tcf(trillion cubic feet)에서 2021년 625.4tcf로 32%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가스업계 관계자는 “탐사, 수평채굴, 수압파쇄, 회수율 등 셰일층 개발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셰일 오일과 가스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와 미국 가스의 주 수입처인 유럽에 전례 없는 따뜻한 겨울기온이 형성되면서 수요가 뚝 떨어진 영향도 컸다.

▲최근 니켈 가격이 2022년 3월 최고가로 오르는 사이클 상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자료=자원정보서비스
대표적 산업용 광물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기준 2월 평균 니켈 현물가격은 톤당 1만6122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2022년 4월의 3만3264달러보다 50% 이상 떨어졌다.
2월 평균 기준으로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2197달러로, 2022년 3월의 3537달러보다 38% 하락 △구리(동) 가격은 톤당 8345달러로, 2022년 3월의 1만238달러보다 18.5% 하락 △아연 가격은 톤당 2436달러로, 2022년 4월의 4371달러보다 44.3% 하락했다.
2022년 3·4월을 광물 가격의 최정점으로 봤을 때 현재 니켈, 알루미늄 등 주요 산업용 광물 가격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광물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광물 가격은 사이클의 최저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자원 가격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사이클 패턴을 갖는다. 가격이 오르면 광산 개발이 늘어나 공급량이 많아져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하락하면 광산 개발이 줄어들어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사이클을 갖는다.
석유가스 서비스기업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정 수는 623개로, 일년 전보다 138개 감소했으며, 캐나다 생산정 수도 일년 전보다 18개 감소한 232개를 보였다.
로이터, 마이닝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First Quantum, Panormaic Resources, Wyloo Metals, IGO, Avebury 등의 니켈 생산업체들이 연이어 조업중단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 자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자원 확보에 나서는게 유리하다.
광물 거래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광물 가격이 틀림없이 오르는 사이클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지금이 확보 기회이다. 정부와 광해광업공단은 민간의 확보 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