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과 비중국산의 폴리실리콘 가격 차이. 자료=한화투자증권
미국에 이어 유럽도 강제노동 방지 규칙을 제정 중이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된 값싼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사이익으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생산 또는 확보한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은 수혜가 예상된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아름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에 켜진 또 다른 경고등' 보고서를 통해 유럽연합이 미국 위구르강제노동금지법(UFLPA)과 유사한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금지 규칙'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UFLPA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채굴, 생산, 제조된 모든 제품을 일단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추정하고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산 원료나 소재, 부품을 사용한 제3국산 제품까지 광범위하게 대상이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21일 UFLPA 시행 이후 지금까지 총 22억500만달러 규모의 강제노동 생산품 의심품목의 통관이 보류됐으며, 이 가운데 43%만 보류가 해제됐다. 당초 적용 우선순위 품목은 면화, 토마토, 폴리실리콘이었으나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 타이어, 알루미늄, 철강, 구리 등 자동차 부품과 산업용 원부자재로 확돼됐다.
유럽연합은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량의 부품까지 강제노동 규제를 적용하며, 유럽연합을 거친 역외수출까지 금지한다. 강제노동 여부의 입증책임은 미국 UFLPA와 같이 기업에 부여하고 있다. 규칙은 올해 초 입법예정이며 대상품목은 태양광 패널, 전기차, 핵심광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강제노동 규제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의 너무 값싼 제품이 미국과 유럽연합 시장을 휩쓸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 내 태양광 수입의 약 3/4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솔라파워유럽은 EU집행위에 서한을 보내 중국 태양광 제조사들의 덤핑행위로 현물가격이 작년에만 25%이상 하락해 유럽 기업들이 줄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긴급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강제노동 규제가 제정되면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을 통해 비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연 생산능력은 3만5000톤이며, 최근 2만1600톤 증설 투자를 확정했다. OCI홀딩스는 원재료인 메탈실리콘을 브라질, 프랑스 등 비중국에서 구매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노르웨이 REC실리콘의 지분을 21.34%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REC실리콘은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1만6000톤, 몬태나주 뷰트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2000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세계 1위 태양광 모듈 기업으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특혜까지 더해지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OCI홀딩스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작년 2분기부터 공급과잉으로 급락했다. 더욱이 ㎏당 가격은 중국산 7.2달러, 비중국산 21.7달러로 3배가량 차이난다. 중국산 수출이 제한되는 것이 OCI홀딩스한테는 유리하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량 톱 10개 기업 가운데 중국이 7개, 나머지는 한국 OCI홀딩스, 독일 바커, 미국 험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