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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전경 사진제공=송인호기자 |
13일 시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에는 시의원들의 무분별한 교육예산 복지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시정을 촉구하는 문구가 지난 12일 오후 6시까지 310건이 넘게 올라왔다.
특히 정책토론의 장인 수지연대 카페에도 시의원들의 무책임한 예산삭감을 비난하거나 시의회의 예산삭감과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를 질타하는 내용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는 비난 분위기가 용인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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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홈피에 올라온 글 사진제공=시의회 캡처 |
하 모씨는 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는 허경영씨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해외연수 다닐 시간은 있으신데 학교에서 지원한 예산이 왜 필요한지 현장 방문할 생각은 전혀 없는가?" 물었다.
하 씨는 이어 19년 된 학교의 에어컨이 낡아 곰팡이가 피는 등 학생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는데 아이들 건강 챙기는 예산을 삭감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치적으로 결정한 예산삭감을 철회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정 모씨는 "용인특례시의 학교시설 개선 비용을 다른 시로 넘기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시의회의 예산삭감을 비판했다.
현재 시가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 그에 매칭돼서 집행되는 경기도교육청 등 타 기관의 예산이 다른 시군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또 다른 이 모씨는 "시의원들 대외비는 그대로고 아이들 노후 냉난방시설 교체 예산은 삭감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어떤 게 우선인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삭감한건가? 당장 철회하지 않으면 더 공론화하고 국민청원에도 올려 이슈화하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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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역카페 캡처 |
이와함께 수지연대 카페엔 더 심한 표현도 올라오는 지역 카페에도 시의회의 처사를 비판하는 성토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카페 회원은 "복지 교육예산까지 삭감한 다수 야당이 사실상 세금으로 하는 해외여행인 해외연수 비용은 존치한다면 이는 시민을 X로 보는 ‘겁 없는 XX들’"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지난 12일 오전에 불교와 학교 교장선생님 및 학부모들이 오후에 기독교와 3개구 노인회 지회장이 등이 윤원균 시의회 의장을 방문해 예산삭감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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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문화복지위 회의 모습 사진제공=용인시의회 |
이처럼 시민들이 시의회의 예산삭감을 비난하는 것은 시가 초긴축 예산을 편성했는데도 전후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예산을 싹둑 잘라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의회는 특히 고정성 경비 비중이 높은 청소년미래재단과 용인문화재단, 용인시축구센터 등 3개 시 산하단체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20% 삭감해 청소년들의 활동 지원이나 내년 개최할 대한민국 연극제 개최를 사실상 봉쇄했다.
내년 6월 문을 열 흥덕청소년문화의집과 동천청소년문화의집 운용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교육예산 가운데 맞벌이 가구나 한부모 가정이 주로 대상인 방과 후 과정 교재교구비도 절반을 삭감했고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 양곡 지원 예산도 절반을 삭감해 시의회가 서민을 위한 기관인지조차 의문을 사고 있다.
한 시민은 "내가 뽑은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하니 내 책임도 있을 것이고 용인 사는 게 부끄러워진다"며 "나라 망하기 직전에 생기는 일이 용인에서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마감되든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가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사실상 동결 수준의 긴축예산을 편성했다면 시의회도 성의를 보였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sih3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