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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펫보험 사업과 관련해 투자 검토에 나선 상태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최근 업계가 직면한 성장성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펫보험 사업과 관련해 투자를 검토 중이다. 최근 업계에서 두 회사가 지분을 나눠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펫보험 전문회사’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화재 관계자는 "펫보험 자회사 인수나 설립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삼성그룹 계열 보험사인 생·손보사가 모두 펫보험 투자 검토에 나서고 있음을 인정한 만큼 향후 공동으로 펫보험 전문보험사 설립이나 인수, 지분투자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일찍부터 펫보험 시장에 전투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초로 반려인을 위한 메타버스 커뮤니티 ‘O모O모(오모오모)’를 출시한 결과 지난 9월 기준 가입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 삼성증권과 협업해 반려동물 건강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는 등 반려동물 보험시장의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이는 추후 펫보험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입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펫보험 시장은 현재 강력한 1강 체제로 메리츠화재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상태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메리츠화재가 78.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업계 2위 수준이지만 점유율은 15~20%에 그친다.
실제로 최근 정책 흐름상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어 삼성그룹 계열 보험사의 펫보험 자회사 등판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관련 상품 출시를 돕고 동물 의료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팔을 걷기로 하면서 펫보험 자회사로 뛰어든 주자들의 수혜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와 농축산식품부 등이 발표한 ‘반려동물 보험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펫보험 전문보험사의 진입을 연내 허용할 방침이다. 이에 반려동물 보험 관련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가 이르면 올해 안에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기존 보험사는 판매 중인 상품을 판매 중단하는 조건으로 자회사 방식 진입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또한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구조 개선과 신규상품 개발을 지원한다. 암·심장수술 등 중증 질환을 선택해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나 보장 범위를 간소화하되 보험료를 낮춘 상품 출시도 검토할 방침이다. 펫보험이 합리적인 요율로 운용되도록 정부 주도로 동물 의료관련 인프라가 구축됨에 따라 내장형 칩 외에도 생채인식 정보를 활용한 동물 등록방법이 시행된다. 아울러 소비자가 동물병원에 요청 시 보험 가입과 보험금 청구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 될 방침으로, 보험금 청구 과정 또한 간소화 될 것으로 보인다.
펫보험 시장은 현재 여러 보험사들이 정체된 성장성의 돌파구로 삼고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고령화와 1인 가구 확산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635만마리였던 반려동물은 지난해 799만마리로 25.8% 증가했다. 반면 펫보험 가입률을 지난해 말 기준 0.9%에 그치고 있다. 반려동물 100마리 중 1마리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해외 선진국의 가입률은 영국 25%, 일본 12.5%, 미국 2.5%다.
삼성이 국내 1호 펫보험 전문 보험사를 시장에 등장시킬 경우 펫보험 전문회사 입지면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펫보험 전문보험사는 일반 보험사보다 자본금 등 인가조건이 낮으나 향후 지속적인 투자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펫보험 시장 활성화까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의사법 개정안 통과 등 허들이 존재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아울러 실제 동물병원의 긴밀한 협조와 수의업계, 보험업계, 산업계의 이견을 합치해야 하는 등 난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화재 뿐 아니라 타 보험사도 펫보험 전문자회사 설립이나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지만 시장 내 정착과 자금적 부담, 수익 창출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GA인수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계획이 없다"며 "펫보험과 관련한 투자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