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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조용한 창립기념일’···내실다지기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6 14:35

21주년···별도 행사·프로모션 없이 전사 휴무
쉐보레·캐딜락·GMC ‘멀티 브랜드 전략’ 재점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자료사진. 수출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한국지엠이 창립 21주년을 조용히 보낸다.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한 ‘내실다지기’에 더 집중하겠다는 차원이다. 연말까지 쉐보레·캐딜락·GMC를 각각 앞세운 ‘멀티 브랜드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17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직원들에게는 복지 차원에서 하루 휴무가 주어진다. 회사는 앞서 창립기념일 전후로 내부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차량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국지엠이 조용히 실력을 키우며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지난 8월 최고경영자(CEO)가 바뀌고 ‘멀티 브랜드 전략’도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트랙스 등 신차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올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1~3분기 판매는 32만3319대로 전년 동기(19만1452대) 대비 68.9% 뛰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꾸준히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까지 수출전선에 합류한 영향이다.

다만 내수판매는 아직 성에 차지 않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의 내수 실적은 2만9056대로 작년 같은 기간(2만9270대) 보다 0.7% 하락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라는 ‘대박 신차’가 추가됐음에도 트레일블레이저(-47%), 콜로라도(-47%), 트래버스(-36.3%) 등 주력 차종 판매가 떨어진 탓이다. 여기에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량도 8월 2129대에서 지난달 1424대로 빠져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한국지엠 입장에서 ‘멀티 브랜드 전략’ 성공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4월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2023년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신모델의 성공 △부평 및 창원 공장에서 연 50만대 규모 안정적인 생산 증대 △상승하는 원자재 가격 및 물류 비용 등을 상쇄하기 위한 전사적 비용 절감 △내수 시장 수익성 확대를 위한 수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온스타, 에이씨델코 등 신사업의 성공적 국내 시장 도입 등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노조와의 기싸움도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임단협 협상은 마무리했지만 임금인상, 전기차 국내 생산 등 문제를 두고 노사간 의견 차이가 커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 부임한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계속해서 잡음이 나오는 ‘전기차 국내 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노사간 상생을 도모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취임 이후 창원공장 등 생산시설 ‘현장 경영’을 펼치며 직원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데다 시장을 과점한 기업까지 있어 단순히 상품성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공략하기 힘들다"며 "(한국지엠은) GMC 같은 신규 브랜드 이미지를 잘 구축하고 캐딜락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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