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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높이며 '대출 관리' 배수진..."당국 정책에 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2 15:56

9월 가계대출 4.9조 증가, 주담대 6.1조↑

은행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인상 행렬



"금리 인상, 대출 증가 대응에 효과"

금리 낮추랬다 이제는 높여…"당국 정책 모순"

대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에 따라 시장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800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6조9000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해 상승 폭은 줄었으나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33조9000억원)은 6조1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도 전월(7조원)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지난 3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가계대출 증가가 지속되자 은행들은 금리를 높이면서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관계자들은 매주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요청에 은행들이 결국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며 대출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 증가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금리 인상"이라며 "대출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대출 금리 부분이 시장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현재 높아진 조달비용을 감안하면 대출 금리를 높여야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주담대 고정(혼합)·변동금리를 0.1∼0.2%포인트(p) 인상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고정·변동금리도 모두 0.2%p 높였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일 하나원큐아파트론과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감면율을 0.15%p 축소했다. 금리감면율을 축소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는 0.1∼0.2%p 높이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3%p 인상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대출 금리 인상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13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가능 연령도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다.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 행렬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이 존재하는 만큼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지적했고,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높은 가계대출 금리를 문제 삼으며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등에 따라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며 차주들은 물론 은행권도 혼란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예대금리차 공시, 대환대출 플랫폼 등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를 높여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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