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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우리금융 이어 서울보증보험도 ‘공적자금 회수’ 성공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0 16:33

이달 13~1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내달 상장



"우리금융 사례에서 보듯이 오버행 우려 크지 않아"



투자자들, 가치주-배당주-독점적 지위 매력도 주목

예보

▲예금보험공사.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잔여지분 매각에 이어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선다. 예보는 서울보증 상장 이후 경영권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서울보증 상장 후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예보 입장에서는 한화생명을 제외한 굵직한 기업들의 공적자금 회수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난달부터 은행을 비롯해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보증은 공모희망가액이 9월 초에 산정된 만큼 서울보증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주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친 후 25일부터 26일까지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11월 3일이다. 이 회사의 공모희망가액은 3만9500~5만1800원이다. 이번 서울보증 상장을 위한 공모는 신주발행이 아닌 100% 구주 매출로 진행된다.

서울보증이 IPO에 나선 것은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실화 된 경영정상화를 위한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1988년 대한보증보험에서 한국보증보험을 흡수합병하며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 지분 93.85%를 보유 중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작년 7월 심의, 의결한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에 따르면 예보는 이번 공모를 통해 서울보증 보유지분의 10%인 698만2160주를 매각(구주매출)하고, 약 2~3년간 예보 보유 지분을 수차례에 걸쳐 입찰 또는 블록세일을 통해 매각을 추진한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은 서울보증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예보의 지분 매각으로 서울보증의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예보는 서울보증의 오버행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사례에서 보듯이 예보는 소수지분을 매각할 때 가능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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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실제 예보는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한 이후 국내공모, 블록세일, 경영권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보유지분을 1.2%로 낮췄다. 최근에는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잔여지분 1.2%에 대해 우리금융과 주식양수도에 관한 기본협약을 체결하며 25년에 걸친 우리금융 민영화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해당 협약은 우리금융이 예보 잔여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과거 우리금융 지분을 축소하는 과정을 보면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분을 2~3% 내외로 소수로 매각하거나 할인율을 최대 3% 이내로 제한하고, 장기투자자들에게 입찰로 매각했다"며 "이 회사는 사실상 독점회사이고,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배당성향도 54.2%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배당주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가 인기를 끌면서 금융지주, 손해보험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서울보증의 공모희망가액은 9월 초에 산정됐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배당주인 서울보증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보증이 예금보험공사와 국내외에서 진행한 딜 로드쇼에서도 한국의 가치주, 배당주를 찾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보증이 보증을 보험의 형태로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 회사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고, 프랑스 보험사 코파스보다도 30% 할인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로 꼽힌다. 주관사단은 "서울보증은 합산비율, 성장성, 지급여력, 배당성향에서 국내 대표 보험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여기에 독점적 지위까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예보 입장에서는 서울보증이 상장한 이후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게 되면 한화생명을 제외한 굵직한 기업들의 공적자금 회수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6월 말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 서울보증 외에 한화생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지분은 이제 막 매각 기본 방향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로, 아직 상환이 이뤄진 건 아니다"며 "다만 서울보증, 우리금융 등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한 공적자금 회수는 마무리했다고 봐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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