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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교수 |
이번 러북간 정상의 만남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북한의 지원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최신 무기와 각종 첨단 기술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체면을 구겼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군사 강국이면서 군사기술 대국이다. 전차, 헬기 등 일부 러시아제 무기의 성능이 과대포장 되고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공방어체계, 자살 드론 등 첨단 장비는 우수하다고 알려진다. 문제는 탄약 부족 등 러시아의 전쟁 지속능력 부재로 지루한 소모전 양상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토 등 대부분의 서방 군대가 당면한 도전으로 이들 국가의 전쟁 수행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이 최근에 폴란드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 무기 수출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이유가 분단 준 전시 국가로 탄약 등 각종 무기와 보급품 재고가 충분해 빠른 물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병영국가인 북한 역시 대규모 군수물자를 비축했다. 한국이 방산 수출로 큰 이익을 봤듯이 북한으로서도 한몫을 챙길 기회다.
문제는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수출이나 기술 이전이 동북아 전략 지형을 바꿀 만큼 민감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은 중장기적으로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러시아는 무기 수출을 전략적 지렛대로 사용해 왔다. 소련 붕괴 이후 외화 획득을 위해 무기 수출에 집중하면서 중국과 인도 같은 아시아 지역 국가를 지원했다. 초기에는 러시아가 이들 국가에 주로 무기 완제품을 판매하며 상호 이해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경제가 더 어려워지자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고성능 무기와 최첨단 핵심 기술 이전 요구에 굴복했다. 러시아도 무기 판매 시장 유지를 위해 전략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첨단 무기 판매와 기술 이전을 수용하는 등 스스로 문턱을 낮췄다.
서방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것은 중국을 강력한 패권 국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결국 러시아는 경제 등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 힘의 균형과 역학의 균열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서방과의 긴장을 아시아로 확산하며 국제적인 ‘갈등 수출국’이 됐다. 이는 서방이 인도를 중국 견제 세력으로 만들고, 인도가 미국에 접근해 아시아·태평양 안보 공동체를 구성하더라도 해결되기 어려운 지구촌 안보 난제가 됐다.
이번 북한과의 밀착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와 기술을 넘겨주면 동북아 지역 힘의 균형이 깨지고 국제 질서도 복잡해진다. 이로 인해 서방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정책을 짜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더군다나 러시아가 당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서 영향력 강화를 노릴 것이다. 아시아 지역이 전략적· 경제적 중심지가 됐고 러시아는 여기서 소외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러북 정상의 만남은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북한에 손을 내민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북한 지원을 통한 동북아 지역 이익 수호 및 영향력 확대, 중국 견제 및 대 서방 연합전선 구축 등 다중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적 포석이다.
북한은 이 기회에 러시아와 중국 사이를 오가며 국익 극대화를 꾀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1960~1970년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전개하며 많은 이익을 챙겼다. 이후 러시아 쇠퇴와 함께 중국에 종속됐던 북한으로서는 자존심과 실리를 동시에 살릴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여러모로 북한에는 좋은 일이다.
이 상황이 한국에겐 커다란 도전이다. 북한은 러시아의 최신 기술을 가지고 핵 무력을 비롯한 전력 강화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굳히고 4대 세습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 러시아 행보를 보면 북한을 지원하지 말라는 한국과 국제사회 설득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과거 냉전 시대와 유사한 동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한국은 다시 한번 국제 갈등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운명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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