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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채금리 상승으로 서학개미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 국채 장기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미 국채 ETF를 대거 사들였지만 오히려 수익률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해 관련 ETF들이 줄줄이 연저점까지 떨어졌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 3X ETF(TMF)’는 지난 21일(현지시간) 5.20달러(약 6950원)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초 8.03달러였지만 9개월여 만에 35% 넘게 하락한 것이다.
TMF는 지난 22일 기준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약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4위와 5위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TLT)’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바이라이트 ETF(TLTW)’도 연초 대비 각각 18%, 10%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앞서 언급한 TMF와 함께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대표 ETF들이다.
미 연준이 지난 21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보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것임을 시사하자 미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은 4.48%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달 초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해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4.1% 수준까지 올랐던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TMF를 2억달러 이상 추가로 순매수했던 만큼 손실 규모가 종전보다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출시된 미국 장기채 ETF를 사들인 투자자들도 울상이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 미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ETF들도 9월 FOMC 회의 이후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 오히려 상대적으로 배당이 많은 커버드콜 ETF 등에 투자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장기채권이 크게 오르지 못하거나 크게 빠지지 않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커버드콜이 가장 투자하기 좋은 전략"이라며 "당장 빠른 금리 하락 기대는 없지만 추가 하락 제한 기대와 높아진 금리와 배당 등을 고려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