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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가을을 맞아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은행주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며 은행 대출의 연체율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금리가 올라 이자 상환액이 증가할 경우, 은행들의 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들을 모아놓은 KRX 은행 지수는 지난 8월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7.7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경우 8.08%,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은 각각 6.85%, 8.02% 상승했다. 동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5.18% 급등했다.
배당주의 계절이 오며 대표 고배당주인 은행주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첫 분기 배당을 시행하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렸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 2분기 주당 600원을 배당했으며, 상반기 총 3462억원을 배당해 전년(2333억원) 대비 배당액을 크게 키운 바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배당정책 자율성 보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투자설명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당국은 자본확충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는 전제로 배당과 주주친화 방침에 관해 금융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발언했으며, 이후 은행주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단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은행주들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보이자, 국내 은행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년 대비 17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 중소기업 연체율은 0.51%로 올해 들어 매월 오르는 중이다. 자영업자 연체율(0.45%) 역시 근 10개월째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가계(0.36%), 신용 등 일반대출(0.71%), 주택대출(0.23%) 연체율도 모두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의 연체 잔액 규모도 증가하는 중이다.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연체채권 잔액 규모는 약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가량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연체가 전년 대비 2.7배, 법인 중소기업의 연체도 61%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FOMC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미 국채 등 금리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은행들의 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연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은 이자 상환액 증가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오는 4분기 이후에는 기저효과에 의해 연체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금리 방향성과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