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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사진=AFP/연합) |
22일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DISER)의 ‘자원 및 에너지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가격이 내년과 2025년에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까지 리튬 공급이 크게 늘어 수요를 따라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세계 탄산리튬(LCE) 생산량이 2022년 73만 7000톤에서 2025년까지 147만 2000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측됐다. 리튬은 광산에서 채굴하거나 염호(brine, 바닷물보다 염도가 높은 내륙의 호수)를 증발시켜 얻는데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앞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DISER는 세계 주요 생산국에서 리튬 공급량이 골고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인 호주의 경우, 탄산리튬 공급량이 지난해 38만 2000톤에서 2025년까지 63만 10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DISER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글로벌 리튬 공급 중 절반을 차지했다.
또 다른 리튬 강국으로 지목되는 칠레에선 탄산리튬 생산량이 16만 1000톤에서 23만 6000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또 아르헨티나, 캐나다, 짐바브웨 등에서도 리튬 채굴량이 대폭 늘어 세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채굴 비중이 2022년 5.1%에서 2025년 19%로 네 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리튬 생산량을 지난해 15만 7000톤에서 2025년까지 28만 8000톤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DISER는 중국 광산 업계를 둘러싼 정부의 규제 가능성으로 이러한 전망에 불확실성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글로벌 리튬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격이 내년부터 큰 폭으로 떨어지되 2019년과 2020년에 기록된 최저점 수준으로 추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DISER에 따르면 리튬 원광(스표듀민) 현물 가격은 올해 톤당 평균 4357달러로 작년(4368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내년과 2025년엔 각각 2740달러, 2149달러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차 배터리급 수산화리튬 현물 가격은 올해부터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글로벌 수산화리튬 가격은 톤당 6만 9370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4만 6746달러로 급락하고 내년과 2025년엔 각각 3만 5416달러, 3만 357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리튬 수요가 앞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옴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돼 이 같은 전망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DISER는 글로벌 리튬 소비량이 지난해 81만 4000톤에서 2025년 135만톤으로 대폭 뛸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 증가가 리튬 소비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들은 "배터리에 대한 리튬 수요가 다른 부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배터리용 리튬 수요는 향후 3년에 걸쳐 연간 2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NMC(니켈·망간·코발트) 배터리가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인산철(LFP)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가 각각 30%, 8%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이런 와중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등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리튬 배터리가 가까운 미래에 대체될 것이란 증거는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