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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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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채용 늘리는 대신 복지 축소에 '직원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4 17:35

신규투자 유치로 인재 영입 공격경영 의지
주2일 재택근무 폐지, 직장어린이집도 보류
비판 목소리에 "완전폐지 아냐 도입 재검토"

무신사 E1

▲서울 성수동 소재 무신사 신사옥 ‘무신사 E1’ 조감도. 사진=무신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추진하고 있는 인사 및 복지제도 개편 작업에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다름아닌 혜택 당사자인 직원들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터저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한 무신사가 영업·개발 등 전 분야에 걸친 인재 영입 의사를 내비치며 의욕을 드러냈지만, 기존의 직원 복지 혜택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통상 취업 시 주요 요소로 꼽히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재택근무 등 주요 사내 복지인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를 손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격적인 신규 인력 채용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무신사 재택(근무) 없어진다던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5월 무신사가 도입한 하이브리드 근무제도의 폐지 여부가 주된 내용으로, 이 제도는 2일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부서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해당 글의 댓글란에는 "지금 (회사) 내부 블라인드는 난리도 아니다. 불과 2개월 전 재택근무로 홍보하는 기사 내놓고 한두 달 전 취업한 직원도 해당 사항 공지 못 받았다", "(회사에서)‘무신사’라는 커리어 프리미엄이 있으니 복지 좀 사라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등 무신사 직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 주소 또는 재직 관련 서류로 직장 재직 상태를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무신사는 주2일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운영해온 기존과 달리 앞으로 원칙상 대면 근무로 방침을 바꾼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대로 다양한 업무 상황을 고려해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겨두기로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고려해 근무 방식 변경을 검토하는 단계로, 팀별·직무별 업무 환경과 임직원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복지 혜택으로 무신사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신사는 당초 이달 1일 서울 성수동에 총 10층 규모 신사옥 ‘무신사E1’ 입주를 개시하고, 이르면 오는 10월 해당 건물 3층에 어린이집을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보류했다.

다만, 무신사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규모는 1000명 이상이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상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은 직장 어린이집을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전 직원 규모가 1000명에 이르는 만큼 무신사도 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설치 의무를 어긴다면 최대 1억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사내 직원 대상으로 어린이집 도입을 검토했지만 실수요가 적어 계획을 철수하게 됐다"며 "추후 실수요를 다시 확인해 증가 시점에 도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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