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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잇단 블랙아웃…케이블TV서 못 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9 17:36

롯데·현대 이어 CJ온스타일도 잇달아 방송 송출 중단



케이블TV "홈쇼핑 수수료 조정 방송요금 영향” 난색



"지금이 일종의 신호탄" 업계 블랙아웃 확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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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상품 판매 방송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실적부진이 장기화된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최근 케이블TV 블랙아웃(방송송출중단)에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간의 송출수수료 갈등은 해묵은 갈등이지만 홈쇼핑사업자들이 잇달아 방송송출 중단에 나선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TV시청자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케이블TV는 IPTV(인터넷방송)대비 가입자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방송송출 중단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케이블TV업계는 "홈쇼핑 수수료를 조정하면 소비자 방송요금, 콘텐츠 사업자 요금 등에도 전반적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며 홈쇼핑 송출수수료 조정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최근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중단을 통보했다. 송출수수료 기본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만, CJ온스타일 측은 "송출수수료 중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협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의견을 이제 헬로비전 측에 마지막으로 통보한 것으로, 진척사항이 없으면 결국엔 송출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에 앞서 이미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송출 중단이 현실화하면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의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으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들 지역의 LG헬로비전 가입자는 368만가구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와 방송 송출 계약이 종료돼 10월 1일 0시부터 방송이 나가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보다 송출 수수료가 훨씬 더 높은 상황이어서 계속 적자였다"며 "그래서 지난해부터 사실 번호 이동을 계속 요청했었는데 그게 안됐고 불가피하게 송출 중단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홈쇼핑사업자들이 케이블TV 방송 송출 중단에 나선 것은 ‘실적악화’로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는 송출수수료(채널사용료)에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홈쇼핑 상위 4개사(현대·GS·CJ·롯데)의 영업이익 총합은 560억원으로 1년 전(1065억원)의 반토막(47%)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매출액도 1조2238억원에서 1조1278억원으로 7%가량 줄었다. 그런데도 홈쇼핑사들의 송출수수료는 2019년 1조8394억원에서 2022년 2조4101억원으로 최근 3년새 31% 늘었다.

홈쇼핑이 케이블TV 방송 송출중단에 나선 또다른 배경에는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도 있다. IPTV가 가입자수가 많고 매출 비중이 큰 것과 달리 케이블TV는 가입자 수 감소세로 매출 비중이 적다. 즉, 송출 수수료를 지불해도 매출이 IPTV 대비 크게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홈쇼핑사업자들이 이번 케이블TV 블랙아웃을 계기로 홈쇼핑 방송송출 중단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금 이 상황(홈쇼핑 방송송출 중단)만 해도 거의 초유의 사태로, 지금 이 블랙아웃이 일종의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며 "홈쇼핑 채널들이 지금은 거의 모든 유료방송에 다 송출을 하고 있다면 나중에는 부담이 되니까 선택적으로 일부 방송채널 들어가고, 빠지고 하는 식으로 믹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케이블TV업계는 홈쇼핑사업자들의 송출 수수료 조정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케이블 TV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수수료 문제는 유료방송 전체 재원 자체에서 검토해 볼필요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재원(홈쇼핑송출수수료)을 축소하게 되면 소비자 방송요금, 유료방송 컨텐츠 사업자에게 되돌려주는 요금 등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케이블TV업계는 또한 홈쇼핑사업자들의 방송 송출에도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홈쇼핑을 보면서 모바일로 주문하는 경우도 많은데 홈쇼핑 사업자들은 방송 매출만 얘기하고, 모바일 인터넷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밝히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계속 늘었다고 하는데 IPTV 송출수수료는 늘었도 케이블TV는 최근 수수료가 줄어들었다"며 "홈쇼핑사업자들이 IPTV에는 얘기를 못하고 케이블 티비에만 얘기(송출수수료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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