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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버거 삼국지'…파이브가이즈, 초반 우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8 17:35

[르포] 美 3대 버거 강남역~신논현역 근접경쟁 현장



파이브가이즈, 26일 주말 대기번호 600번대 인기 여전



이전 오픈 쉐이크쉑, 매장 안은 북적, 밖은 대기줄 없어



강남진출 1호 슈퍼두퍼는 한산…하반기 본격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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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강남 파이브가이즈 1호점 입구에 접수 순번을 기다리는 손님들 대기줄이 인도를 따라 쭉 이어져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파이브가이즈가 생긴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대기(손님)가 아직도 이렇게 기네요."

지난 26일 한화갤러리아의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강남(서초동) 매장이자 1호점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 김모씨는 자신의 긴 대기순번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께 대기줄에 합세한 기자가 받아든 순번도 624번으로 꽤나 멀어보였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났음에도 매장 직원으로부터 최소 5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파이브가이즈 강남매장이 지난 6월 공식 출점했던 초반의 대기 현황과 거의 달라진 게 없을 정도 인기가 많음을 실감했다. 이날 대기 순번을 받으려던 한 외국인부부는 아예 접수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정도였다.

이같은 26일 파이브가이즈 매장의 현장 모습이 돋보이는 이유는 같은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매장을 파이브가이즈 인근으로 옮겨와 같은 날 새로 문을 열어 두 브랜드의 인기도를 한눈에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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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 오픈한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매장이 영업 첫 주말인 26일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파이브가이즈 강남매장에서 불과 2∼3분 거리의 장소로 옮겨온 쉐이크쉑 강남대로점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버거 브랜드다.

이날 기자가 직접 방문한 두 버거 브랜드의 매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쉐이크쉑 매장 안은 비교적 손님들로 꽉찬 모습이었지만, 파이브가이즈처럼 대기 인원은 없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대기 접수 없이 차분하게 버거를 주문해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좌석 규모가 큰 2층이 꽉 차 있자 미련 없이 매장을 떠나는 손님들도 간간히 보였다. 매장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간단히 버거를 먹으려고 들렀는데 자리가 없어 다른 곳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인근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대기 인원만 수백 명인 점을 감안하면 쉐이크쉑의 열기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더 알려진 bhc가 지난해 들여온 운영하는 또다른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매장도 주말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슈퍼두퍼 매장 안에는 8명 안팎의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었는데 쉐이크쉑 매장이 새로 들어온 영향인지 좀더 한산한 느낌이었다.

서울 강남역 일대에 미국 유명 버거 브랜드 3개가 한꺼번에 몰려 ‘버거 강남 삼국지’ 양상을 보이며 젊은층 중심의 소비자들이 어느 버거 브랜드에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 강남역 일대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브랜드는 ‘슈퍼두퍼’였다. 지난해 11월 슈퍼두퍼가 강남역 인근 매장을 선보였고, 이어 올해 6월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1호 매장을 열자, 가장 먼저 국내에 진출했던 쉐이크쉑이 최근 강남매장을 두 브랜드가 위치한 서초동 쪽으로 옮겨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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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강남역점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서예온 기자

현재 분위기로는 강남 버거 삼국지 판세는 파이브가이즈가 독보적인 인기로 앞서 가고 있는 모습이다.

파이브가이즈는 다른 해외 버거 브랜드와 달리 현지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조리법부터 서비스까지 미국 본토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구현하고 있단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매장은 미국 매장과 동일하게 다른 버거 브랜드의 주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냉동고, 전자레인지, 타이머 같은 설비가 없다. 또한 소비자가 본인 취향에 맞춰 전체 토핑 15가지 중 골라 ‘나만의 시그니처 버거’를 즐길 수 있고, 땅콩 역시 미국 매장처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이브가이즈의 독보적 인기에는 ‘희소성’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시장에 점포가 많지 않아 다른 브랜드 대비 소비자가 더욱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는 오는 10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2호점을 출점시킨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강남역 인근 매장이 유일한 셈이다.

반면에 다른 버거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매장 수가 많다. 2016년 SPC그룹이 들여온 ‘쉐이크쉑’은 현재 국내 매장을 24개까지 확장했다. bhc 그룹이 문을 연 샌프란시스코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도 지난 4월 2호점 홍대점 개점 한 달만인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3호점을 열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소비자들은 희소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곳에 꼭 가야 한다는 소비심리가 있다"며 "이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많이 하기 때문에 (버거 구매 인증과 같은) 일련의 행위로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 이를 온라인에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눈여겨보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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