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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커 발길이 끊기며 고전을 면치 못하다 ‘큰 손’으로 통하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해외여행을 발목 잡고 있던 중국정부의 빗장이 풀렸기 때문이다. 유커는 국내 면세점 매출 80~90%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큰손이었다.
더욱이 대목으로 불리는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황금연휴인 중추절·국경절이 아직 멀었음에도 벌써부터 유커들의 방문 행렬과 함께 국내 시내 면세점 쇼핑관광이 예정돼 있어 면세점업계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27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유커들이 지난주부터 롯데면세점·현대백화점 등 국내 시내면세점을 줄지어 찾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산둥성 위해항과 경기도 평택항을 오가는 카페리(Car Ferry)인 뉴그랜드피스호 '여객선'을 통해 입국한 130여 명의 유커들이 23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다음날 오후에도 중국 석도-인천 카페리를 통해 한국을 찾은 270여 명의 유커들이 명동본점에 방문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지난 23일 중국인 '크루즈' 유커 150여 명이 동대문점을 찾아 면세쇼핑을 했고, 다음날인 24일도 300여 명의 유커들이 면세쇼핑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이날부터 이달 30일까지도 총 300명의 크루즈 유커들이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찾을 예정이다.
현재 한국을 먼저 찾은 여객선 및 크루즈 유커들이 크게 관심을 보이는 구매상품 카테고리는 화장품이었다. 롯데면세점을 찾은 유커는 라네즈, 메디힐 등 K뷰티 제품과 샤넬, 랑콤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주로 구매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찾은 유커들 역시도 K-뷰티 브랜드 구매에 관심이 많았다. 대표 브랜드로 후, 닥터자르트,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이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같은 여객선 크루즈 유커들의 잇단 방문이 국내 면세점들의 표정을 마냥 밝게 만들지는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여객선 유커의 면세점 쇼핑 객단가는 일반 유커와 차이를 보였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배를 타고 오신분들 이다 보니 대도시에서 오시는 분들하고 객단가가 좀 차이가 났다"며 "예전에 시장이 정상적이었을 때도 항공으로 오는 분과 크루즈로 오는 분들 비교해보니 객단가가 2~2.5배 차이가 났는데, 이번에 오신분 들도 객단가는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유커 면세점 객단가는 개별 외국관광객의 3배 이상이다. 이는 일반 유커 기준으로, 최근에 방한한 여객선 유커의 씀씀이는 개별 외국 관광객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었다.
최근 중국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다시 찾은 크루즈 유커들의 여행 구매력이 일반 항공편으로 오는 유커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자, 면세점업계는 항공편 유커들의 관광 씀씀이도 예전 수준에 도달할 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면세점업계는 유커 방한이 재개된 만큼 유커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제휴 및 할인 등 프로모션을 늘리며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도 아직 경기가 그렇게 회복된 건 아니라서 옛날처럼 중국 관광객들이 구매를 할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유커 방한이 정상적으로 지속된다면 지금보다 (실적이)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