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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영업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사들의 인력 재정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는 직원들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낮추고, 대상자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저축은행에서는 사업 철수를 위해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군전환을 단행하는 한편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등 금융권 전반적으로 조직 체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 OK금융, 연내 대부업 철수...소비자금융직군 인력, 회수전문직 재배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이달 초 국내 1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포함한 그룹에서 근무하는 소비자금융직군 인력을 계열사 내 회수전문직으로 재배치했다. 이는 OK금융이 연내 대부업 철수를 앞두고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해 기존 인력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앞서 OK금융은 2014년 OK저축은행 전신인 예주저축은행,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024년 말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했다. OK금융은 당국과 협의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대부업 시장에서 조기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 아래 OK금융은 지난 10년간 러시앤캐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계열사로 직군을 전환할 수 있는 내부 공모 제도를 운영했다.
올해는 기존 대부업체 채권관리나 추심, 대부업 업무를 맡고 있던 소비자금융직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신청을 받아 계열사 내 채권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회수전문직으로 재배치했다. 회수전문직은 기존 소비자금융직군과 동일한 정규직이며, 이번에 재배치된 인력들은 2~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평균 1억5000만원의 위로금을 추가로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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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직군전환을 단행하기까지 OK금융 내에서도 고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의 대부업 철수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불가피한 수순인데,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대부업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OK금융은 직원들의 기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직군전환을 택했다. 직원들 역시 정규직을 유지하면서 위로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대상자 중 상당수의 인력들이 직군전환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OK금융 측은 "대부업 조기 철수를 앞두고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직군전환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 2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하나은행 직원 60명 희망퇴직으로 퇴사
시중은행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고, 직원들에게 전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8일부터 이날(22일)까지 부지점장급 이하 전직급,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퇴직일자는 이달 31일로, 퇴직자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단행했다. 1968~1971년생은 28개월치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수령했으며,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았다. 여기에 1968~1971년생 준정년 특별퇴직 직원에 한해 자녀학자금, 의료비, 전직지원금 등도 추가로 받았다. 다만 연초 실시한 특별퇴직의 경우 준정년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6개월치 평균 임금을 지급한 것과 달리 올해 같은 경우 28개월치를 지급하며 퇴직금을 8개월가량 축소했고, 기타 지원사항 금액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7월 말일자로 60명의 직원들이 하나은행을 떠났다.
OK금융 사례와 달리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이나 특별퇴직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은행들 역시 오프라인 점포 수 감소 등으로 직원 숫자를 무한정으로 늘리기 어려운 만큼 사내 인력을 재배치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특별퇴직을 단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으로 퇴직한 인력만큼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어 조직 활력을 도모하고, 사회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인력구조를 개선해 금융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연령 직원들의 조기 전직 기회를 제공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해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고자 (희망퇴직, 특별퇴직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금융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오는 10월부터 금융영업, 통계, IT 등 분야에서 대졸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선발 인원은 20~3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SGI서울보증은 디지털, 글로벌, 금융일반, 전문자격, 지방인재 등 5개 계열에서 총 40명의 신입사원을 신규 채용한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