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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은 국내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연료 충전의 편리성과 연비, 친환경성 등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의 교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15만11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749대)보다 42.9% 늘었다. 휘발유차 판매량(47만7403대)과 비교하면 아직 큰 차이이지만, 경유차(16만8219)와의 차이는 1만7000여대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 지난달 하이브리드차는 2만5338대가 판매됐다. 경유차(2만7468대)의 판매량과 2100여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국내 베스트셀링카도 하이브리드차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차는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상반기에 번호판을 단 6만4836대의 그랜저 중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4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가솔린 모델이 42.9%, LPG 모델이 8.5%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선호 현상은 수입차 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의 7월 판매량은 7682대로, 전체 판매대수(2만1138대)의 36.4%를 차지했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3대중 1대는 하이브리드차인 셈이다. 반면 디젤차와 전기차는 각각 2311대(10.9%), 2077대(4.7%)에 머물렀다.
업계는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힘입어 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적용 모델을 늘리겠단 계획이다. 현대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5세대 신형 싼타페에도 자체 설계를 통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배터리를 최초로 적용해 출시했다. 기아도 올해 말 출시가 예정된 미니밴 카니발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휘발유와 배터리’ 조합 외에도 경유를 주 연료로 하는 하이브리도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020년 디젤 엔진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E클래스 ‘E300 de’를 선보였고, 올해 공개한 11세대 신형 E클래스에도 디젤 기반 PHEV 모델을 포함시켰다.
당분간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가 식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사라졌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의 유지비 부담이 커졌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ji0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