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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는 車 업계, 여름휴가 끝나자 ‘임단협’ 시선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9 15:13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 노사 협상 본격 시작



KG 모빌리티 이달 초 협상 마무리···"선진 노사문화 새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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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5월 2023년 임단협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정년 연장, 기본급 인상,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자 완성차 기업들의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줬지만 노사간 입장 차이가 커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올해 협상을 마무리한 KG 모빌리티 노사는 발 빠르게 미래 청사진을 함께 그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자동차코리아 등 노사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올해 임단협 협상을 본격 재개한다.

맏형 격인 현대차 노사의 대화 주제는 단연 ‘정년 연장’이다. 만 60세인 정년을 만 64세까지 늘리자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밖에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근속연수 제한 없이 모든 퇴직자에 신차할인 혜택을 달라는 제안도 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대부분 수용하기 힘들 것을 관측된다. 상생을 도모하며 노사가 5년여간 파업 없이 접점을 찾아왔지만 노조가 지난달 금속노조 총파업에 가담한 것도 부담 요소다. 기아 노조 역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원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리더십 교체라는 변수가 생겨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 헥터 비자레알 신임 사장이 이달 1일 임기를 시작해 임단협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수년간 사측과 극한대립을 이어오며 파업 등을 계속해왔다. 회사가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다 신형 트랙스 등 신차들이 분위기를 타고 있어 강경한 목소리를 계속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원 지급 등을 원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한때 노사가 잠정합의안까지 마련하며 임단협이 순항하는 듯 보였으나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현재 소강상태다. 재협상을 해야 하는 만큼 이전 안보다 회사가 한 발 더 물러서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마련된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금 250만원, 임금피크제 격려금 100만원 등이다.

KG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찾은 KG 모빌리티는 표정이 사뭇 다르다. 지난 3일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합의안이 56.57%의 찬성률로 가결됨에 따라 업계 최초로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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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모빌리티 본사 전경. KG 모빌리티 노사는 업계 최초로 이달 초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KG 모빌리티는 2010년 이후 14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끝냈다. 기본급 5만원 이상, 본인 회갑 1일 특별휴가 신설 등이 합의안의 골자다. 주인이 바뀌고 토레스 등 신차를 연이어 론칭하고 있는 만큼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 신모델 등 마케팅에도 주력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KG 모빌리티 노사는 판매물량 증대와 함께 회사의 미래 발전과 지속가능성, 고용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동종 업계 노사가 임단협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조기 타결을 이뤄냈다"며 "선진 노사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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