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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는 총 82건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의 기업이 자사주 취득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유의미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자사주 취득에 의해 주가 전망은 밝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G의 지난 4일 기준 주가는 전장 대비 0.95% 상승한 8만4800원에 마감했다. 그 전날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위한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것이 주가 강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KT&G는 347만주(약 30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3개월 동안 매입 후 즉시 소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KT&G 뿐 아니라 이달 들어 스튜디오미르, 대림제지 등도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바 있다.
통상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소각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기 때문에 주가를 상승시키는 호재로 취급된다. 이에 최근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기대대로 오름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KT&G의 경우 주가가 1월 고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고 있어 자사주 취득을 통해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82건(중복 포함)의 자사주 직접 취득(신탁·스톡옵션 제외) 공시 후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여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사주 취득 개시부터 종료까지 마친 40곳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취득 기간 동안 28곳이 상승세를, 12개사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134.38%(KG케미칼)을 비롯해 두 자릿수 이상 오름폭을 보인 회사가 17곳이었는데, 두 자릿수 이상 큰 낙폭을 보인 곳은 불과 두 곳(신한지주, 동아에스티)에 그쳤다.
자사주 취득 효과도 대체로 공시 직후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사주 취득 82건 중 공시 바로 다음날(D+1) 오름세를 기록한 곳은 52곳, 약세를 보인 곳은 27곳이었다. 공시 이후 7일이 지난 시점(D+7)에서도 79개사 중 50곳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자사주 취득을 올해만 2회 이상 공시한 곳도 있었다. 이달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내놓은 대림제지는 벌써 6번째다.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도 이미 4회째 자사주 취득을 마무리한 상태다. 신한지주·셀트리온헬스케어·미원에스씨·동아에스티는 3회, 티쓰리엔터테인먼트·웨이브일렉트로·신원 등은 2회째 공시했다. 제약·바이오주(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동아에스티 등)처럼 업황 악화 등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틈을 타 자사주 취득을 반복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여전히 자사주 취득에 의한 주가 상승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상장사의 사업구조나 업황 악화 등으로 다소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정책은 여전히 주가에 호재라는 것이다. 일례로 KT&G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익·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KT&G에 대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중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G의 올해 연간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주주환원정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기대 요인"이라며 "자사주 소각을 본격 도입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EPS 증가율은 지배주주순이익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