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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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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장관 탄핵, 골프…여야가 폭우에 내놓은 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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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오송 지하차도 침수 등 전국 곳곳 폭우 피해로 인한 비극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는 ‘실언’과 ‘정쟁’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일정을 연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진행한 것을 국내 폭우 피해와 연관시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귀국을 늦추는 바람에 ‘컨트롤타워 공백’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최근 12년 내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고 일기예보로 예견됐는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 주무 장관 전부 자리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사실상 컨트롤타워 부재로, 국가가 없다는 걸 이재민들이 실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위 소속 김의겸 의원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번 폭우로 침수돼 다수 인명 피해가 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지하차도를 윤 대통령 비판에 활용한 것이다.

이에 논란이 거세게 일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적절한 언급을 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윤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하려던 마음이 앞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적었다.

김 의원 발언 이후 박광온 원내대표도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 분 한 분의 언행이 평소보다 더 크게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며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의 경우 각종 비판에 대한 반박 틈새로 모순과 엇박자가 선명히 드러났다.

이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강 관리 부실 책임을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 이끄는 지방 정부에 돌렸다.

그는 "팩트체크 차원에서 확인해 드린다. 미호강 등 67개 국가하천은 지방에 관리를 위임한 상태"라며 "미호강 (관리) 비용은 중앙 정부가 부담하지만 하천 유지보수는 충청북도에 위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하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하천은 지방정부가 비용도 부담하고 관리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가운데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중앙정부 소속인 행정안전부의 장관 공백 상황을 오송 참사와 연관지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집중호우 사태에서 재난 안전 실무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 장관의 공백은 크게 다가왔다"며 "탄핵 소추 요건도 갖추지 못한 억지스러운 탄핵으로 행안부 장관 자리를 공석으로 만든 민주당의 정치적 책임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 정치권 뿐 아니라 지방 정부에서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 중 골프로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전국이 물난리가 났고 국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전방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던 와중에 홍 시장은 팔공CC에 샷을 날리러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며 "나는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참사가 벌어지지 않은 대구에서 대구시장이 주말 여가를 즐기는 것은 전국 상황 대응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반박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전국에 폭우가 내리고 홍 시장이 골프를 치던 시점에 일정을 늘린 해외 순방을 진행 중이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한국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 해명이 "굉장히 잘못된 메시지"라며 "대통령께서 모든 재난의 컨트롤타워라는 언급을 수차례 해오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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