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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래경 카드, 文이 뒀던 검증된 한 수? ‘이재명의 위기’는 다른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5 11:20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 참석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외부 인사인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임명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부 출신인 이 위원장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발기인으로 참여, 초대 상임위원을 맡았다. 그는 김근태계 인사로도 분류되며, 한때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14년 새정치연합을 창당할 당시 참여해 안철수계로도 묶였었다.

친명, 친문 등에 속한다고 할 수 없어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셈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조된 위기감에 혁신기구 설치를 결의한 바 있다. 송영길 전 대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기 논란’ 등 친명계 인사 악재가 잇따라 분출되면서 이 대표가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혁신기구는 시기적으로 보나, 상황적으로 보나 지난 2015년 김상곤 혁신위와 상당 부분 흡사하다.

20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출범했던 김상곤 혁신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위기 돌파’ 카드로 꺼내들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보선 참패 이후 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노(친 노무현)계와 안철수 의원 및 옛 김대중계 중심 비노계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현재도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선을 연달아 패배한 이후 총선을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갈등이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비노 구심점이었던 안 의원과 유사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선주자급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이달 미국에서 귀국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 때는 김상곤 혁신위로 계파 갈등을 수습하는데 사실상 실패해 비노계가 국민의당으로 분리됐고, 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혁신기구 활동 방향과 당 지지율 추이 등에 따라 이 대표 지도부 역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대표는 이래경 혁신기구에 "명칭과 역할 등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강조했지만, 벌써부터 혁신기구 역할과 권한에 이견이 공개 노출되고 있다.

친명계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앞서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혁신위 전권과 관련해 "최고위가 가지고 있는 전권 위임 차원의 연결이 아니"라며 "혁신위 집행 권한까지는 더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총선 공천 룰에 대한 혁신위 역할에도 "(이미) 공천 룰 TF를 만들어 놨다"며 "(혁신위는) 룰 자체로 들어간다는 게 아니라 큰 그림도 같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친문계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총선을 앞두고 하는 혁신위기 때문에 포인트가 총선 혁신"이라며 "공천 혁신은 주 메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수석은 "현역 의원 평가 제도가 거의 무용지물이 됐다"며 "문 전 대통령 당 대표 시절에는 공천 배제(였지만) 2020년도에는 감점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비공개하게 돼 있다. 그러면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의 경우 사법적 위기 보다는 정치적 위기에 가까운 지도부 좌초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 카드로 총선 승리를 이뤄냈다. 특히 비노계가 국민의당으로 빠지면서 대권까지도 직행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경우 본인과 측근 그룹의 사법적 위기가 이어질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 후반기였던 지난 20대 총선과 달리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 전반기에 치러진다.

이 대표가 만일 지난 대선과 지선에 이어 총선까지 패배한 뒤 이 전 대표 등을 구심점으로 한 비명계 도전에 직면한다면, 차기 대권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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